자신이 직접 맞부딪쳤던 경험은 오랜 동안 마음속에 남아있게 마련이다. 한 잡지가 기고를 토대로 싣는‘가장 잊을 수 없는 일’이란 경험담은 흥미를 돋운다. 폭넓은 독자들이 일상에서 겪은 자신만의 일이어서 내용도 매우 다양하다.

이런 경험담은 다른 독자들에겐 간접으로 전달돼 일상에서 유익한 도움을 준다. 비슷한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런 간접경험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도 한다. 사람의 경험은 보고 듣는 감각이나 내적 성찰 등을 통해 받아들인다.

이 같은 경험을 개개인이 직접적으로 의식되는 과정을 체험이라고들 한다. 대상과의 직접 접촉이어서 감동과 의식세계에 전해지는 강도는 경험과도 다를 것이다.

최근 잘 알려진 체험학습도 이러한 강한 체험효과를 교육적 바탕으로 삼는다.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과정이어서 시간이 걸릴지 모르나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다. 농사현장을 이해하는 현장체험에서부터 교통문제와 관련해 준법정신을 배우는 체험학습 등 이제 여러 분야에서 채택되고 있음은 잘 알려진 일이다. 우리주변에서 보이는 학습현장인 셈이다.

장애체험을 통해 어린이들이 장애를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물론 장애인의 날을 계기로 여러 곳에서 체험학습을 하는 행사를 갖기도 한다. 결국 남의 입장을 이해하려면 위치를 바꿔 보는 게 지름길임이 틀림없다. 한 어린이의 소감문은 “시각장애를 체험했다. 너무 답답했다. 장애인에 비해 얼마나 편한 생활을 누리고 있는가. 매사에 감사하자”로 적어 놓았다. 이러한 실제 경험이 나중에 장애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월드컵 기간 중 전국 초중고 584곳이 휴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한다.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면 현장체험학습으로 인정해주는 곳도 있다. 전세계 축제인 만큼 학생들이 월드컵대회의 참여는 뜻 있는 일로 보인다. 올 초가을 전국체전을 유치하고 있다. 식전식후 행사연습에 학생동원이 예상되고 있다. 현장체험학습에 해당하는 것인가. <고순형·논설위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