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배 대표의 갑작스런 부고로 굳게 잠긴 예음사(자료사진).

많은 이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시대 공간, 29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했던 레코드가게 예음사가 폐업위기를 넘겼다.

예음사는 1991년에 시작해 최근까지도 오프라인 음반점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찾는 이들의 휴식처가 돼 주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근배 대표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하루아침에 지켜주는 이가 사라진 예음사는 휴업상태로 지냈다. 단골손님들과 지역주민, 문화계 인사들까지 예음사가 서귀포 레코드 전문점의 명맥을 이어가길 소망하는 뜻을 알렸지만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던 상황이었다.

예음사 내부(자료사진).

결국 문을 닫기 하루 전, 서귀포에서 한 펜션을 운영하는 신승훈 대표는 '온천탕' 박재완 대표와 함께 고(故)이근배 대표의 가족과 협의해 예음사를 운영하기로 했다.

예음사의 건물주와 2년 임대 계약을 맺어 '2년 동안'이라는 제한 시간을 뒀다. 하지만 건물주는 레코드가게 '예음사'가 재계약을 원하면 언제든 연장할 수 있다며 예음사의 명맥 유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만져주는 손길 하나 없던 예음사에 묵은 먼지를 벗기고 몇 개의 콘텐츠를 추가해 4월에 재개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핸드폰이나 컴퓨터로 쉽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대가 되면서 그 많던 오프라인 레코드 가게는 사라졌다. 명맥을 유지하던 예음사도 그럴 위기에 놓였었다. 하지만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언제나 그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제주도민의 옛 추억을 공유하는 자리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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