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지난달 베트남서 개최된 2차 북미정상회담 탓인지 하노이오페라하우스가 여러번 회자됐다.

60년 전인 김일성, 호찌민 두 정상이 이 장소에서 공연관람을 했었기에 금번에도 예정돼 있었다고 한다.

하노이오페라하우스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인 1901년부터 1911년 사이에 세워진 건축물로 바로크 양식의 오페라극장을 모방해 디자인한 탓에 파리오페라극장과 비슷한 외관모양이다.

베트남에 오페라하우스가 웬말인가 할지 모르겠지만 백십년전에 지어진 문화공간이 이처럼 회자되는 것은 오페라하우스가 공연전시 활동이 전부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공간은 예술가와 시민이 만나는 예술활동의 장이기도 하지만 무대위 예술가와 객석의 시민이 소통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어쩌면 정치와도 상통한한다.

이는 이미 250년전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그리했고 예술을 정치에 적용해 국민통치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사회주의 국가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다.

2018년 문화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연시장 규모가 8132억원으로 전년도보다 8.7% 증가했다고 조사됐다.

제주의 상황을 보더라도 인구 10만명당 문화예술활동 건수가 서울의 124회를 넘어선 133회로 조사되었고 전국 평균 67회보다도 거의 2배에 달하는 수치였다.

또한 공공 문예회관의 가동율은 전국평균 50%보다 훨씬 상회하는 약 70%에 달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국 어느 지역보다 높게 조사되고 있는 등 최근 10년 제주의 문화예술분야는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3대 오페라하우스라는 이태리 밀라노 라스칼라극장,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 영국 런던코벤트가든로열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 발레 등 세계 최고의 공연을 제작 공연하면서 각 국가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구오페라하우스는 대기업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기업메세나의 모범적 사례이면서 오페라축제를 비롯해 뮤지컬페스티벌(DIMF) 등 국제규모의 예술축제를 통해 대구시를 공연예술의 메카로 변모시켰다.

이를 계기로 통영 다음으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대구의 브랜드가치를 단숨에 높여놓았다.

이처럼 오페라하우스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해 최근 대규모 문화공간들이 건립되고 있는데 2016년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은 서울예술의전당 다음으로 랭크됐다.

그리고 아트센터인천은 송도국제도시에 2018년 말에 개관했고, 향후 2단계로 2000억원의 예산으로 오페라하우스와 박물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또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영도구에 진행중으로 중소극장과 전시공간 및 국제회의실이 갖추어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설계됐다.

이들의 공통점은 대기업 후원으로 복합문화공간 양식으로 설계되고 해안에 위치해있어 문화와 관광을 접목한 문화관광산업의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의 시드니오페라하우스나 싱가포르 에스플러네이드극장 또한 유사한 사례다.

제주는 위 도시에 뒤지지 않을 고유하고 독특한 문화와 자연환경, 1만8000 신의 이야기와 다양한 문화예술 인프라가 있다.
 

그러나 이를 실현할 제대로 만들어진 복합문화공간은 전무하다.

지역을 브랜드하는 문화공간은 단순히 예술창작의 목적만은 아니고 국민과 지역민을 화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더 큰 의미가 있다.

이제는 향후 백년 제주의 문화와 문화관광산업을 담보할 글로벌 복합문화공간 제주오페라하우스가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자칫 한발 늦으면 수많은 메리트를 다른 도시에 선점당할 수 있기에 지금부터 구상되고 설계 계획되기를 소망한다.

세계의 정상들이 제주오페라하우스에서 평화를 이야기하고 영주십경 그림을 보고 우리가곡 그리운 금강산을 합창단이 노래하고 해녀삼춘들이 제주민요를 부르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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