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민건축이 설계한 제주대 학생회관.
학생들의 이동을 고려해 동선을 분리했으며, 홀상층부에 천창을 시설해 자연채광을 받도록 했다. <조성익기자>


조선시대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향교와 서원이 있다.향교는 지방에 위치한 공립교육기관으로,지방의 주요도시마다 위치했다.서원은 조선중기이후 지방에 등장한 사학기관으로 관학 못지 않을 정도로 뚜렷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었다.또한 중앙에는 성균관이 지금의 대학기능을 담당했다.

조선의 이런 교육기관은 하나같이 유학(儒學)을 닦는 장소로 기능을 다해왔다.따라서 건축물의 공간배치도 배향(配享)공간,공부를 하는 강학(講學)공간으로 나눠진다.

배향공간은 공자를 모시는 대성전 등이 있으며,강학공간은 유생들이 공부하는 명륜당과 학생들이 기숙하는 동재·서재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서구문물의 유입은 조선시대 제일로 여기던 배향공간을 앗아가고,대신 강학공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강학공간은 대학 건물마다 널려 있는 강의실이 대변하고 있다.대학건물은 강학공간인 강의실과 함께 학생들의 휴식공간에 많은 할애를 하고 있다.이런 점에서 학생 공동체의 구심역할을 하는 학생회관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제주대 학생회관(설계 정민건축·대표 박정복)은 제주대의 규모가 거의 갖춰질 당시 지어진 건축물로,학생들의 인구유입에 중점을 두고 설계됐다. 학생회관은 본관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그 주위로 인문대·경상대·법정대등 주요학부가 자리해 있다.동쪽으로는 대운동장이 들어서 있다.한마디로 학생회관의 위치는 캠퍼스의 중심부이며,자연히 학생의 유입이 많을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이 건축물은 이런 위치 여건을 고려,동선을 분리시킨 점이 눈에 띈다. 전면에는 놀이마당을 둬 대량동선을 쉽게 유입시킬 수 있게 했다.놀이마당은 주진입부분과 연결돼 있으며,인근 건물들을 연결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또한 부출입구는 남쪽에 둠으로써 수많은 학생들의 움직임이 충돌되지 않도록 분산했다.

이 건축물의 또다른 특징은 겉모습의 조화다.중앙홀은 2층으로,서쪽으로는 3층,남쪽은 4층 규모로 지어졌다.한 건축물이지만 방향에 따라 층수를 다양화함으로써 단조로움을 탈피하고,건물에 자연스런 맛을 주고 있다.

상부공간이 터 있는 중앙홀은 천창을 통해 자연채광이 이뤄지도록 했다.<김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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