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외 현직 출마 20곳 중 10곳만 수성 성공
투표율 하락, 3선 조합장 4명 탄생, 4선 도전 고배

표심은 농심만큼이나 단호했다.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현직 조합장이 출마한 24개 조합 중 무득표 당선 4곳을 제외하고 절반만 재신임을 받았다.

13일 제주도내 21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진행한 선거에는 선거인수 8만6495명 가운데 6만9014명이 참여해 투표율 79.8%(잠정)를 기록했다.

역대 기록 경신을 기대했지만 지난 선거(80.9%)는 물론 전국 평균 80.7%에도 못 미쳤다. 조합별로는 농협이 80.6%로 가장 높았고, 수협 78.74%, 산림조합 70.1%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은 농협 82.7%·수협 81.1%·산림조합 68.1%다.

현직 조합장 단독출마로 무득표 당선이 확정된 남원·위미농협과 제주시·서귀포수협 외에 현직이 출사표를 던진 20개 농·수협과 산림조합 중 절반이 수장을 바꿨다.

선거를 전후해 뜨거웠던 '현직 프리미엄' 논란이 가라앉은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최근 제주 1차산업 위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 '새 얼굴'에 표심을 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처음 조합장에 도전한 후보 중 이장 등 지역에 해박한 경우보다는 조합 내 경력을 낙점한 경우가 많았다.

산림조합도 2곳 모두 새로운 수장을 선택했다. 수협은 현직 조합장 대부분이 자리를 지키며 안정을 택했다.

제주시농협은 고봉주 후보가 '8년 만의 설욕'에 성공하며 새 수장이 됐다. 도내 조합 중 가장 많은 후보가 각축을 벌인 위미농협은 김영근 후보가 37.8%의 득표율로 조합장이 됐다.

김진문 조천농협 조합장과 오충규 김녕농협 조합장, 김성범 중문농협 조합장, 김시준 한림수협 조합장이 나란히 '3선 조합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4선에 도전했던 부인하 구좌농협 조합장과 송봉섭 서귀포축협 조합장은 고배를 마셨다.

1차산업 핵심인 지역농·수·축협과 산림조합 수장 중 절반이 교체되면서 경쟁력 강화 방안 등이 후순위로 밀릴 수도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올해 시행 예정인 농업인 월급제와 수산물 가격안정기금 대상 품목과 운영 방식 등이 조합장선거 이후로 미뤄진 상태다. 올 상반기 출범 예정인 농업회의소 등 1차 산업 관련 정책들에 있어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역량 여부와 투표율이 비례하지 않는 데 따른 개선이 주문됐다.

서귀포시 지역 당선자들은 이날 개표 직후 당선증을 받았다. 제주시 지역 당선자들에 대한 당선증 교부식은 14일 오후 2시 제주경제통상진흥원에서 열린다.

다음은 당선자 명단.

△제주시농협=고봉주 △조천농협=김진문 △함덕농협=현승종 △한림농협=차성준 △한경농협=김군진 △고산농협=고영찬 △김녕농협=오충규 △구좌농협=윤민 △애월농협=김병수 △하귀농협=강병진 △대정농협=이창철 △안덕농협=유봉성 △중문농협=김성범 △서귀포농협=현영택 △효돈농협=백성익 △위미농협=김영근 △남원농협=김문일 △표선농협=고철민 △성산일출봉농협=강석보 △제주감귤농협=송창구 △제주축협=강승호 △서귀포축협=김용관 △양돈농협=고권진 △제주시수협=김성보 △추자도수협=이강구 △한림수협=김시준 △서귀포수협=김미자 △모슬포수협=강정욱 △성산포수협=김계호 △어류양식수협=한용선 △제주시산림조합=김근선 △서귀포시산림조합=오형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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