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14일 예정가격 공개 '-2.49%'…2014년 이후 처음
유입인구·주력산업 둔화 영향…의견청취 내달 30일 확정

제주지역 공동주택 공시지가 변동률이 5년 만에 마이너스(-2.49%)로 돌아섰다. 순유입인구 증가와 각종 개발 호재로 2016년 25.67%, 2017년 20.02% 등 전국 최고를 기록했던 상황은 해소됐지만 내 집 마련 문턱은 여전히 높다.

국토교통부는 14일 전국 공동주택 공시 예정 가격을 공개했다. 정부의 시세반영 현실화 정책을 반영한 3번째 공시가다.

올해 제주 공동주택 공시지가 변동률은 앞서 발표한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6.76%(전국평균 9.42%), 표준지 공시지가는 9.74%(〃 9.13%)였다. 표준지만 전년대비 3.4%포인트 올랐을 뿐 표준 단독주택과 공동주택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공시지가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4년(-0.2%) 이후 처음이다.

하락 사정은 2014년과 차이가 있다. 당시는 전년 가격 상승(5.5%)에 따른 구매력 감소와 신규 주택단지 개발에 따른 물량 증가 영향을 받았지만 이번은 인구 유입 증가세 둔화와 관광산업 둔화 등 경기 침체 영향이 반영됐다. 주택 가격 상승 여력이 없다는 판단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단독주택이나 토지보다 시세반영률이 높다. 제주의 경우 최근 몇년간 가파른 가격 상승 피로가 누적된 데다 준공 후 미분양 물량 증가 등의 여파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시지가 변동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하더라도 당장 내집 마련 부담이 덜어질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공시지가 변동률은 이미 2017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공동주택 평균가격은 2018년 1억5214만8000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평균가격은 1억5070만9000원이다. 2014년만 하더라도 전국 평균가격의 절반 정도(전국 1억5376만6000원·제주 8158만9000원)였지만 최근 3년간 80% 수준으로 부담이 커졌다.

빚을 내 집을 마련한 담보대출자들의 가계 부채 부담 증가와 부동산 거래 절벽에 따른 경기 충격도 간과하기 어렵다.

예정 가격인 만큼 변동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토부는 다음달 4일까지 의견청취 절차와 19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심의를 거쳐 30일 공시가격을 확정지을 방침이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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