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29ㆍ텍사스 레인저스)가 희망의 6월에 도전한다. 3일 오전 4시5분(이하 한국시간)부터 시작되는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아메리칸리그 최다승 투수인 폴 버드(32)가 상대 선발로 나서고, 타선은 텍사스만 만나면 신바람을 낸다.

캔자스시티는 1일 현재 21승30패로 디트로이트와 중부조 꼴찌. 타력도 아메리칸리그 14개팀 중 바닥권이지만 올시즌 텍사스만 만나면 불꽃 타선으로 변했다. 텍사스를 상대로 4전 전승을 거둔 캔자스시티는 팀 홈런 38개로 리그 최하위지만 그중 10개를 텍사스전에서 뽑았다. 팀타율 12위(0.244)지만 텍사스를 상대로 3할4푼7리를 때려냈고, 4게임 득점도 32-23으로 앞선다.

사실상 캔자스시티의 에이스인 폴 버드는 지난 시즌 중반 필라델피아에서 캔자스시티로 트레이드되면서 상승세를 탄 오른손 투수다. 99년 필라델피아에서 15승을 올리고도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버드는 올시즌 8승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마크 벌리와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달리며 2.88의 뛰어난 방어율까지 뽐내고 있다.

1m83, 83kg의 체구에서 드러나듯 파워 피처는 아니지만 시속 140km를 밑도는 스피드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제구력에 스크루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로 항상 타자들을 앞서 가는 스타일. 올해 78이닝 동안 삼진이 47개, 4구는 12개뿐이다.

박찬호는 비로 취소된 지난달 25일 캔자스시티전에서 3이닝 동안 1점만 내주며 강한 인상을 심어준 만큼 자신감에 차있다. 지난달 29일 미네소타전에서 강판되며 들었던 홈팬들의 야유까지 씻어내겠다는 것이다.

필승의 의지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면 뛰어난 상대 에이스와의 맞대결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최대 고비가 최상의 기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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