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우 감귤연구소명예연구관·감귤마이스터·논설위원

저마다 지역의 현안문제 해결과 농협의 경쟁력 강화를 내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제2회 전국동시 조합장 선거가 마무리 됐다.

이번 선거에서 다양한 특징이 있었지만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엄격한 선거법 적용으로 '기존 조합장의 프리미엄' 이 있었지만 기존 조합장들이 대거 탈락한 현상이다.

이는 1차산업의 어려운 현실을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으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는 조합원들의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새로이 선출된 당선자들은 승리에만 도취하지 말고 차분하게 앞으로 이끌어갈 향후 4년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해보라고 권고 드리고 싶다.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따라 조합원들의 요구가 차이가 있고 추진해야할 사업들이 다양하겠지만 공통적인 조합원들의 바람을 잘 파악해 향후 4년후 조합원들의 재신임을 묻거나 명예롭게 퇴임할 때 박수를 받을 수 있는 제안을 해 본다

첫째 농산물 제값 받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농민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는 생산한 농산물의 가격 안정이다.

농산물 가격이 조금만 올라도 물가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고 정부에서는 수입량을 늘리는 소비자 위주의 정책이지만 상대적으로 가격폭락시 특별한 대책은 산지폐기등 제한적인 대책만 있는듯 하다.

도매시장에서 경매가가 폭락해서 생산비도 못건지는데 농협은 수수료를 챙기고 농민에게 지급하는 문제점 개선을 위해 지역농협차원에서 행정과 연계해최저 가격 보장제를 시범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둘째 농협과 행정, 농민사이의 가교역활과 업부분장 및 역할분담이 좀더 구체적이였으면 좋을 것 같다.

현재 지역농협의 업무형태는 안전성 있는 일 추진으로 행정에 너무 의지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018년산 만감류 폭락시에 매취사업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데 적자를 걱정하면서 매취에 소극적이다 보니 가격은 속절없이 폭락하고 조기출하를 한 농민들에게만 원성이 돌아와야만
했다.

셋째 청년농업인 육성에 좀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수입개방에 따른 농산물 가격 불안정성 및 농어촌 고령화등으로 점점 어려워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방법은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농업에 종사하는 일이고 농업을 직장으로 여길 수 있는 여건조성을 만들어 줘야 할 것이다.

돈이 되는 농업, 고정관념을 타파하고 차별화된 농업을 실천하는 농협제주지역본부의 청년농업 아카데미 과정을 벤치마킹 할 것을 권고하고 싶다.

넷째 감귤을 비롯한 농산물 가격 안정에 좀더 힘써 주기를 바란다.

폭등과 폭락, 그리고 산지폐기의 악순환이 아닌 적정생산량의 정확한 파악과 그에따른 생산, 그리고 적정출하가 될수 있도록 지역농업 1~2곳이 아닌 지역 농협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줬으면 좋을 것 같다.

다섯째 농업인 복지사업을 확대해 고령농업인이나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을 위한 지원사업이 필요할 듯하다.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는 돌봄서비스, 간병서비스, 법률자문단을 활용해 농업인들의 권익 보호에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섯째 농협의 지도사업을 강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현재 각 농협당 지도담당 2~3명으로 수천명이 넘는 조합원들을 지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에 대한 방안으로 은퇴한 기술지도직 공무원이나 선도 농업인을 활용한 지도사업 활성화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고품질 농산물 생산 및 농가소득 증대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일본 농협의 사례를 참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특정 농작물의 수확시(감귤, 마늘등)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력난에 대한 현 수확단 운영은 개선이 필요하다.

섬이지만 섬으로 인정 받지 못해 제주농산물  해상 물류비지원을 받지 못하는 문제점과 재해에 대비한 좀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 국회의원과 행정, 농협이 힘을 모아 한 목소리를 내는 일과 농민들과 좀더 소통하는 일등을 당선자들이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