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일 제주칼호텔에서 6·25 참전용사 증언청취 및 유해발굴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한 권 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20~21일 첫 사업설명회 및 증언 기록
전사자 1300여명 미수습...유가족 DNA 샘플 채취 협조 요청도

한국전쟁 당시 전사해 60여년이 지나도록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제주출신 6·25 참전용사의 유해 수습이 본격화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일 제주칼호텔에서 6·25 참전용사와 유가족, 예비군 지휘관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25 참전용사 증언청취 및 유해발굴 사업설명회를 가졌다.

20~21일 이틀간 제주에서 처음 진행되는 사업설명회는 참전용사들의 유해 소재 제보와 함께 아직까지 유해를 찾지 못한 유가족에게 유해발굴 절차와 유가족 DNA 샘플 채취 참여 방법 등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국방부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1600여명의 참전용사가 거주하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제주출신 참전용사 2000여명 가운데 1300여명은 유해가 수습되지 않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변자생씨(71·여)는 "오늘(20일) 아버지의 전사확인증을 국방부 관계자에게 보여주니 곧바로 돌아가신 장소와 정확한 날짜가 확인됐다. 휴전이 이뤄지기 불과 10일 전 백암산 전투에서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가슴이 아프다"며 "하루 빨리 아버지의 유해를 수습해 제주에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0일 제주칼호텔에서 6·25 참전용사 증언청취 및 유해발굴 사업설명회를 진행했다. 한 권 기자

이날 설명회에서는 제주지역 6·25 참전용사에 대한 증언 기록작업도 진행됐다.

증언청취회는 사전 조사활동을 통해 증언의 내용이 구체적이고 신뢰성이 높다고 판단된 150여명의 참전용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오동진씨(86)는 "백마고지 전투 당시 포탄이 4만여발 투하될 정도로 치열했고 대부분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다. 포탄으로 지형이 완전히 함몰돼 1m 이상의 흙먼지로 뒤덮였다"며 "많은 유해를 수습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보다 발굴작업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21일에는 서귀포시에서 사업설명회 및 증언청취회가 진행된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사업설명회에 이어 제주에 주둔하는 해군 제7기동전단과 해병 9여단, 서귀포시, 제주시를 방문해 유가족 DNA 샘플 채취 확대를 위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제주에서는 현재까지 400여명의 유가족이 DNA 샘플 채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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