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길 서귀포 의료원장

2025년에 서귀포의료원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할까. 형이하학적 의미에서의 외형적인 모습은 물론 형이상학적 의미에서, 서귀포사람들의 의료원에 대한 이미지까지 모두를 아울러서 비전이나 발전전략이 없는 사람이나 조직의 미래가 밝을 수는 없다.

필자가 서귀포의료원장을 맡은 지 어느새 1년 반이 지났다. 여전히 하루하루 새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업무에 익숙해졌다.

환자나 직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좀 알고 그 생각에 일정부분 공감도 한다. 무엇보다 서귀포의료원을 바라보는 서귀포사람들의 생각을 많이 알게 됐다.

작년 한해는 의료원의 조직과 규정을 정비하느라 순식간에 지나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는 서귀포의료원의 중기발전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도지사공약사항인 요양병원 및 서귀포의료원 병상수를 400병상으로 증설하는 계획을 지역보건의료계획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귀포의료원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 19만 서귀포시민들은 어떤 의료원을 원하는가. 서귀포의료원은 지역거점공공병원이면서 산남지역에 하나밖에 없는 종합병원이다.

여기에 답이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거점공공병원이기에 공공의료서비스에 충실해야 하고 산남지역 유일한 종합병원이므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대로 된 종합병원 역할을 해야 한다.

기존의 공공의료서비스는 계속 충실히 하고 적자가 나더라도 새로운 공공의료서비스도 도입해야 한다. 요양병원, 치매안심병원, 호스피스병동, 정신과폐쇄병동, 금연캠프, 방문간호서비스, 장애친화검진센터, 자살시도자 사후관리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제대로 된 종합병원 역할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년 전 신축 건물로 옮기고 나서 의료원을 바라보는 서귀포시민들의 눈높이가 부쩍 높아졌다.

그러나 서귀포의료원은 288병상에 17개 진료과 37명의 의사가 근무하는 중소규모 종합병원이다. 과장이 한명밖에 없는 과도 많다. 이런 과는 과장이 갑자기 사직하거나 휴가라도 가게 되면 바로 진료공백이 발생해서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다.

제주대학병원은 600병상이 넘고 의사가 200명이 넘는다. 중학생을 아무리 야단쳐도 대학생 역할을 할 수는 없다.

지금 서귀포의료원 규모로는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입원이 필요한 환자의 70% 정도는 제주시나 육지로 가야한다.

서귀포의료원이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되려면 최소한 400~500병상과 의사도 50명 이상 60명은 있어야 한다. 진료과도 더 늘려야 한다.

아직은 개인적인 생각이다. 제주도와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고 서귀포시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서 결정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서귀포사람들이 믿고 찾는 자랑하는 의료원으로 거듭나야 한다. 앞으로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맡겨서 제대로 된 서귀포의료원 중기발전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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