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현 의원 11일 도정질문서 자본검증 관련 질타
원 지사 제도적 뒷받침 미흡 인정…제도정비 과제

제주도가 논란이 일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자본검증과 관련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특히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법적 근거 없이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에 자본검증을 한 데 이어 비슷한 다른 대규모 개발사업에는 자본검증을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밝히면서 '행정의 일관성'과 '행정의 신뢰성'을 잃었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1일 속개된 제371회 도의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희현 의원(일도2동을)이 '오라관광단지에 적용한 예치금을 다른 사업자에게도 적용할 것이냐'는 물음에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이에 김희현 의원은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어려운 행정이 어디 있느냐"며 "오락가락 행정도 이런 행정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한다, 안 한다 결정을 해줘야지 투자자들이 어떻게 결정하느냐"며 "엿장수 마음대로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원 지사는 "개발사업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본규정이라든지 자본예치에 대한 규정을 만들겠다"며 자본검증의 제도적 뒷받침 미흡을 인정했다.

김 의원은 "자본검증위원회는 법적 권한 없이 만들었으며 심의기구인지 자문기구인지 모르겠다"며 "자본 검증을 자지 말라는 게 아니라 법적인 근거를 가지고 하라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자본검증에 대해 법적인 명문화된 조항은 없지만 법적인 근거는 있다"며 "도지사가 투자 적격과 투자 내용 부실여부에 대해 종합적으로 심의하고 책임지도록 하고 있는 데 그 방식의 하나다. 하지만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 보니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제도를 정비해야 하며 그 점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원 도정의 외국인 투자 유치 실적이 거의 없다"며 "사실 관광산업이 아니더라도 4차 산업, 성장 동력산업 등 투자를 유치할 산업은 많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하지만 신뢰성, 일관성 없는데 누가 투자를 하겠나. 투자 유치 없이 제주가 앞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며 "선명한 투자, 성장 동력이 있는 투자를 유치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신뢰성과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라관광단지는 제주시 오라2동 일대 357만5753㎡에 5조2000억원을 투입해 제주 최대 규모의 마이스복합리조트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김지석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