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차상 제주한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아름다운 제주에서 지혜로운 사람들이 사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 1리의 주민의 삶이 제주의 모범적인 자연보전과 더불어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고 칭찬합니다.
선흘1리 인구는 823명, 350가구(2018년 3월 기준)로 구성돼 있고, 자연환경인 동백동산과 경제 활성화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한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이 함께 운영됨으로써 주민들이 만족도가 높고, 삶의 질이 높은 마을이다.

"죽으나 사나 여기서 살았지. 동백동산은 우리 마을 사람들의 삶의 원천이었어. 새벽같이 일어나 물 뜨러 가야 밥도 하고 물도 마시고 하루를 살 수 있었으니까. 수도가 생기고 이제 물 걱정은 없이 살게 되었는데, 동백동산이 습지보호지역이 되고 곶자왈도 보호된다고 하니까 배로 즐겁게 생각했지. 조용하던 동네가 사람 사는 동네가 됐어. 외지 사람들도 선흘에 대한 좋은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러니까 젊은 사람들도 들어와 살고 하잖아. 사람은 먹을 걸 찾아다니게 되는데, 먹고 살 일자리도 더 만들고, 주민들을 편안하게 할 것도 만들어 가야지" 선흘1리 주민 고병문 어르신의 말이다.

1971년 상수도가 보급되기 전까지 주민들은 동백동산 습지에서 먹을 물을 긷고, 빨래하고, 말과 소를 기르며 살아왔다. 또한 동백동산은 예로부터 숯을 굽고, 농사를 지었던 삶의 터전으로 그만큼 귀하게 아끼고 가꿔왔다. 이렇게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돌보며 살아온 역사야말로 생태관광의 가장 소중한 자산일 것이다.

동백동산 습지가 위치한 제주 선흘리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주민주도적 생태관광을 추진함으로써 동백동산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마을공동체를 만들어가고자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을 설립하고,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다양한 사업을 펼쳐나가고 있다.

이러한 공동체를 형성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다양한 주민들의 소리를 듣고 리더십을 발휘한 주민이 있다. 나눔을 실천하는 행동가, 사회적협동조합 선흘곶의 부영주 이사장이다. 그는 "제주 동백동산은 곶자왈 지대에 형성된 습지로서,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 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지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세계 최초로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획득함으로써 습지 보전이용시설, 생태관광 기반시설 확충 등에 한층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이곳을 찾는 탐방객들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부영주 이사장은 '동백동산 습지'를 세계적 생태관광지로 조성해나가고자 매진하고 있다. 매년 가을 진행되고 있는 '람사르습지 동백동산 생태문화체험 축제'는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할 예정이며, 지난해에도 수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아 동백동산의 자연을 즐기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깨닫는 기회를 얻어 갔다.

또한 부 이사장은 동백동산 숲길을 포함해 4·3유적지인 선흘성까지 연결하는 올레길을 개발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더 많은 이들이 제주가 간직한 천연의 자연, 동백동산 습지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도록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부영주 이사장은 지역사회의 리더로서 지역민들과 함께 상생하는 다양한 봉사, 공헌활동에 적극 앞장서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제주 선흘곶 출생으로 30여 년간 봉사를 이어온 부 이사장은 모든 이가 본받아야 할 선행에 앞장서고 있음에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을 표했다.

자연이 간직한 아름다움만큼이나 아름다운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가득한 마을, 선흘1리.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들의 노력이 제주 곳곳에 희망의 메시지로 전달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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