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교에서 본교로 승격된 후 ‘더럭초등학교 73년사’펴내.

제주 더럭초등학교에는 수식어가 많다. 한 때 폐교 위기였던 분교가 '알록달록 무지개빛'을 띠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았고, 지역·주민과 연계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을 끌어 모으며 22년 만에 '본교 승격'이란 성과를 거뒀다.

단지 그것뿐이었을까. 학교 문을 연지 73년이라는 역사를 담은 연혁지가 더럭초등학교를 살필 더 많은 이유를 설명한다.

학교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우리나라, 특히 제주 근·현대사의 한 부분인데다 사회경제 발전이라는 환경 변화도 온몸으로 겪었다. 그래서 연혁지 발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제주4·3 당시 학교가 불에 타며 많은 자료가 소실됐다. 분교 격하 과정에서 애월초등학교로 이관된 자료는 22년이란 시간 동안 상당수가 잊히고 사라졌다. 역대 교장의 사진도 없어 졸업앨범 사진을 확대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지역 자료 등 90여개가 넘는 기록을 참고해 사실관계를 꼼꼼히 살폈다. 덕분에 더럭초등학교의 연혁지는 마을지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됐다. 

이 작업은 교직원 전체가 한 마음으로 작업했다. 힘들었지만 우리 아이들이, 더럭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연혁지를 통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보람을 느끼며 연혁지를 만들었다. 그 결과 '더럭초등학교 73년사'라는 학교 연혁지는 마을지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됐다. 73년 전 학교 설립 부지를 당시 리장과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탄생한 학교이기에 하가리와 상가리 역사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기도 하다.

더럭초등학교장 장승심 선생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종희 기자.

장승심 교장은 연혁지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 현상협 선생 및 교직원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 역사지가 완벽하진 않더라도 앞으로 더럭초등학교의 역사가 지속돼 미래에 100년사를 발간할 때 토대가 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든 것 같아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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