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제주본부 여·수신 동향 2월 중 주택담보대출 65억원 증가 그쳐
지난해 월평균 258억원 크게 못 미쳐…이자 부담·상환능력 저하 영향

제주 가계 여윳돈이 말라가고 있다. 각종 지출 비용이 늘어난 데다 주택 구입 등에 돈을 쓰면서 결국 더 빌릴 여유까지 없어졌다. 가계발 자금 위축이 부동산 시장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지역 경제 회복 속도도 더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은행제주본부의 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자료에 따르면 2월 중 제주지역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65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3104억원 늘어나면서 6.7% 증가에 그쳤던 지난해보다 사정이 더 나빠졌다. 지난해 제주지역 주택담보대출은 2010년(전년대비 9.5%) 이후 8년 만에 한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1월 비은행금융기관의 소극적 운용(월중 107억원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월평균 수준인 256억원이 늘었지만 2월 들어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이 90억원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자금 경화 현상이 나타났다.

1·2월 주택 거래량이 줄어들었던 것 역시 가격 상승 피로감과 더불어 여유 자금을 돌리지 못한 사정이 겹쳐진 때문으로 풀이됐다. 실제 올 들어 1·2월 제주지역 주택거래량은 각각 792·5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87·706건에 못 미쳤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담보 가치 감소 우려와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가능성이 동시에 작동하며 지역 경기둔화를 가중시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은행이 이달초 공개한 '2018년 중 자금순환'(잠정)자료를 보면 지난해 가계여유자금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했다. '빚내서 집사던'(2015~2017년) 흐름에 지난해 부동산·가계대출 규제 영향이 가계 자금 곳간을 비게 만들었다.

반면 급전 성격의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월 중 141억원 늘어나며 빡빡해진 가계부 사정을 반영했다. 1월 중 예금은행에서만 73억원이 줄어드는 등 엄격해진 신용관리 분위기를 탔지만 명절 등 급하게 돈을 써야 할 곳이 늘어난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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