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매시장 실물경제 악화 반영…업무·상업시설 3.64% 낙찰 저조
개발사업 후광 알짜배기 물건 속속 등장 낙찰가율 상위 '밭'장악 관심

믿었던 '땅'마저 경매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업무·상업시설 낙찰률이 사상 초유의 한자리 대에 그치는 등 제주지역 실물 경제 악화 '경고등'이 커졌다.

9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제주지역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191건으로, 이 가운데 56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29.32%로 전국 평균(32.24%)에 못 미쳤다.

4월 업무·상업시설 낙찰률은 3.64%로 경매통계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지역·용도를 통틀어 전무후무한 수치다.

숙박시설이 23건이 경매 시장에 나왔지만 단 한 건도 낙찰되지 않았다. 점포 2곳 중 1곳이 낙찰가율 74.08%에 낙찰되는 등 전체 55건 중 낙찰 2건이라는 미미한 성적을 냈다.

그나마 토지 82건 중 38건이 낙찰(낙찰률 46.34%)됐고, 낙찰가율이 89.91%로 전국 평균(64.54%)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체면치레했다.

이주 열풍과 각종 개발 사업 후광효과로 '버티면 돈 버는' 입지의 땅들이 대거 경매에 나온 덕을 봤다.

4월 중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한 서귀포시 동홍동 밭은 초등학교 인근의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 있는 등 개발에 유리한 조건 등으로 낙찰가율 112%(21억6970만원)에 새 주인이 나왔다.

실제 과수원 용도로 사용하던 대정읍 구억리 소재 밭이 낙찰가율 101%(9억9962만원), 밭과 임야로 구성된 구좌읍 행원리 소재 밭도 마을 접근성 등에서 관심을 모으며 낙찰가율 106%(5610만원)에 낙찰되는 등 낙찰가 상위를 휩쓸었다.

수익성을 감안한 결과라는 것이 경매시장 안팎의 중론이다. 4월 기준 밭 낙찰률은 50.00%, 낙찰가율은 92.81%를 기록했다. 지난해 밭만 319건 경매에 나와 12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38.24%, 낙찰가율은 79.38%였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경매시장 사정만 봐도 전체적으로 경기 둔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매로 넘기기 전 매매가 가능한 지역에서 경매물건이 등장한 것은 그만큼 실물경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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