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고학년 갈수록 경험 증가…재혼가정서 상대적 취약
고등학생 64.1% 스포츠베팅…금액 100만원 이상도
예방 교육 37.67% 불과…"예방 및 치료 집중키로"

제주지역 청소년들의 사이버 도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면서 치유 프로그램 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청소년들의 도박 실태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달 11일부터 30일까지 도내 초·중·고등학교 학생 2만2017명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전체 학생 가운데 1.3%에 해당하는 287명이 '도박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학교별로 보면 초등학생이 0.70%(56명), 중학생 0.71%(48명), 고등학생 2.52%(183명) 등으로 고학년으로 갈수록 사이버 도박 경험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으며, 초·중·고등학생 모두 재혼가정에서 상대적으로 사이버 도박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박 경험이 있는 학생 중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경우 각각 절반 이상인 50.8%(31명)와 54.7%(29명)가 '카드·화투게임'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고등학생은 64.1%(161명)가 '인터넷 스포츠베팅'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도박의 빈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6~9회'가 6.27%(18명), '1회' 24.04%(69명), '2~5회' 29.27%(84명) 등으로 집계됐으며 '10회 이상'의 경우도 40.42%(116명)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도박에 사용한 금액으로는 '5만원 이하'가 52.96%(152명)로 가장 많았고 '10만원 이하' 16.38%(47명), '100만원 미만' 14.63%(42명) 등의 순이었다. 심지어 '100만원 이상'의 경우도 16.03%(46명)에 달했다.

반면 조사 대상 학생 가운데 62.33%(1만3723명)가 청소년 도박 문제 예방에 대한 교육이나 홍보물을 받아본 경험이 없었으며 경험이 있는 학생은 37.67%(8294명)에 불과했다.

84.32%(242명)의 학생들이 도박에 '스마트폰'을 이용하면서 올바른 스마트폰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과 스마트폰 유해차단 프로그램 설치 유도 등의 대책도 필요한 실정이다.

이처럼 도내 청소년들의 사이버 도박 사례가 잇따르면서 2차 피해까지 우려되자 도교육청은 위험군 학생을 대상으로 전문기관 상담사가 학교 및 가정을 방문하는 치유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고용철 도교육청 미래인재교육과 장학관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도박 취약 집단에 대한 집중 교육을 실시하고 예방 및 치료 활동도 강화할 방침"이라며 "매월 사이버 도박 관련 학부모 문자 발송 등을 통해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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