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이 바라본 외지인의 모습과 제주민의 모습

화산이 폭발하며 산을 만들었고, 부글부글 끓어오른 자국은 오름이 됐으며 용암이 지나간 자리는 굴이 됐다. 이런 제주도에 2010년 전후로 이주 바람이 불었다. 박정근 작가는 이들을 '제3세대 입도조'라 부른다. 본인도 입도조인 박 작가가 제주에서 찍은 사진을 가지고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박정근 작가는 오는 24일까지 KT&G상상마당 갤러리에서 개인전 '입도조'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박 작가가 8년간 작업한 '입도조'시리즈 23점을 소개하는 자리로 오는 19일 '입도조' 단행본 발간 출판 기념회도 연다.

박 작가는 도시의 생활 공식을 따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입도한 이들을 '불안계급에 속한 이방인'이라고 정의했다. 본인도 불안계급에 속한 사람이라고 말하는 박 작가는 이방인들의 자화상을 사진으로 담고 있다.

입도조 시리즈는 10여년전부터 해녀, 입도조, 4·3 유가족 등 제주에서 찍은 사진 작업을 통해 제주라는 환경에 속한 작가의 위치를 끊임없이 확인하는 과정이었고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묘사한 작업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는 "사진 속 제주 입도조들은 이제 막 입도해 제주 땅에 아직 뿌리박지 못해 이질감을 내뿜고 있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원래 제주 것으로 인식된 것 마냥 제주 풍경에 붙박이로 스며들 것"이라고 말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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