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 차장

말은 인격의 거울이다.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말에는 그 사람의 인품과 교양이 그대로 녹아 있다. 세 치 혀를 어떻게 놀렸느냐에 따라 인격을 달리 평가받는다.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말을 주로 하는 사람에게는 화해와 용서가 뒤따르고, 포용과 상생이 논의된다.

최근 정치권이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시끄럽다. 

'막말'의 사전적 의미는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함 또는 그렇게 하는 말'을 뜻한다.

국정 현안을 두고 토론과 타협을 하는 것이 정당정치의 과정이지만 최근 국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는 막말이 난무하고 있다.

가뜩이나 헝클어져 버린 정국 속에서도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막말이 등장하면서 막말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말조심'하라며 '막말'에 대한 '경고'를 내리기까지 했다.

황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비공개회의에서 '항상 국민 눈높이에서 생각해 심사일언(深思一言), 즉 깊이 생각하고 말하라는 사자성어처럼 발언에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황 대표 경고에도 자유한국당의 막말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당내 입단속에 우려를 표시하고 나서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와 여당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노골적인 선거운동을 하는데 황 대표는 막말프레임에 걸려 당내 입조심 당부만 계속하고 있다며 '야당은 입이 무기, 여당은 돈이 무기'라고 지적했다.

'입은 비뚤어져도 말은 바로 하라'는 말이 있다.

'상황이 어떻든지 말은 항상 바르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이다.
지배 권력의 힘은 무섭다. 

그래서 권력을 잡고 있는 이에게 바른 말을 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권력의 힘에 짓눌리지 않고 바른 말을 하는 것이 야당의 최고 무기이며 이를 통해 권력에 맞서 제대로 된 견제를 할 수 있다. '막말'이 아니고 말이다.  

그러잖아도 복잡하고 어지러운 정치판에 김 전 지사가 말한 야당의 무기라고 한 '입'은 어떤 말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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