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에서는 초등학교때부터 국가시험을 거쳐 수준별로 상급학교로 진학한다. 사진은 싱가포르 중학교에서의 교육 모습.
 제주의 국제자유도시 출범으로 외국인학교 설립 등 교육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야할 때다. 이에 따라 제주도교육청이 해외연수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한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 동남아 교육현장과 외국인학교 시찰에 동행 취재한 내용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편집자주>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영어와 중국어를 무기로 20세기 아시아·태평양지역 물류 금융 비즈니스 중심지에서 21세기에는 최고의 정보통신(IT)을 기반으로 한 교육지식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 어느 나라보다 앞서 더욱 치열하게 변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도 ‘물류중심의 비즈니스 천국’은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님을 깨닫고 우수한 인재시장이 튼튼하지 못하고 교육경쟁력에서 뒤지기 시작하면 미래가 없음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한해 교육예산으로 600만 달러를 책정하고 2만3000여명의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는 등 세계를 겨냥한 교육열로 재무장하고 있다.

 싱가포르 교육부(MOE·Ministry Of Education) 대외협력처 리홍렝씨는 “MOE의 21세기 목표는 싱가포르가 단순한 물류중심국가에서 지식기반산업 중심지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교육은 영국 제도를 바탕으로 초등학교 6년, 중학교 4∼5년, 이어 고등전문학교 또는 주니어 칼리지를 거쳐 대학에 진학하는 구조로 돼있다.

 싱가포르 교육의 특징은 일찍부터 학생들이 능력별로 갈라진다는 점.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선 세 가지 수준으로 가르며 초등학교 졸업 뒤 시험을 통해 특별·보통·기능 및 기타 네 갈래의 중학교로 진학한다.

 중학에 진학해서도 ‘N레벨’‘O레벨’로 통칭되는 전국 모의고사를 계속 봐야하고 주니어 칼리지에서는 ‘A레벨’시험에 합격해야 대학 입학자격을 부여받는다.

 이미 영어가 공용어이지만 추가로 미국 수학능력시험인 SAT를 싱가포르의 지원대학에서 치러야만 한다. 미국 중심의 국제화에 대한 적응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교육열과 입시전쟁은 유명하다. 또 초등 4년·6년, 중학교에 실시되는 국가시험에 낙제하면 대학진학은 물론 공무원 등 사회상위그룹으로의 진출에 제한을 받는다.

 싱가포르대와 난얀이공대 2개 대학만 있는 싱가포르에서 대학 진학률은 약 15% 전후밖에 안 된다. 따라서 미국 시카고대, 와튼스쿨, MIT, 존스홉킨스대 등의 분교를 유치, 외국기업 직원들은 물론 아시아 고급두뇌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것도 싱가포르를 ‘아시아의 캠퍼스’로 만들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그러나 대학 졸업생은 확실하게 엘리트 대접을 받고 사회에 진출해서도 엄청나게 높은 급료를 보장받는다. 지금도 학점이 우수한 대학생들을 미리 골라 공무원으로 발탁하고 해외 경영대학원(MBA) 과정을 밟게 한다.

 이미 각급 학교에 초고속정보통신망을 통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싱가포르는 2003년부터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입시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집중식 교육에서 이제는 개별적인 자질을 따지는 개인능력중심으로의 변화가 큰 골자다. 특히 새로운 입시제도의 골자는 ‘A레벌’로 불리는 대학입시를 사고력, 정보기술, 창조력과 독자적 학습 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학생들의 공부부담이 너무 늘어난다는 학부모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지만 싱가포르 교육부는 학생들을 지식기반경제에 대비시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 초등 9달러(5400원), 중등 22달러(14000원)에 불과한 학기수업료는 학부모들의 교육부담을 줄이고 있다.

 이 결과 300만 인구가 유일한 밑천인 미니 국가는 교육을 지렛대로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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