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업 공학박사 /창의융합코딩교육연구소대표 / 전 중등교장

모든 것을 잊고 여행을 떠나 여행지에 도착하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와이파이(Wi-Fi)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모바일 기기를 우선 연결하는 습관 때문에 기계에 종속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곤 한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기까지 기계는 인간의 삶을 대신 해주는 많은 역할을 해주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만들어 놓은 디지털 세계에서 이방인 신세가 되어 가고 있지 않은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콤바인과 같은 자동 농기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기계가 인간의 일을 대신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예견이라도 했듯이 최근 들어 스마트 테크놀로지(Smart Technology) 발전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크게 느껴지고 있다.

인간은 진보하고 있는 많은 기술을 따라잡지 못해 혼란스러워하는 동안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몰리로보틱스(Moley Robotics)가 만든 로봇팔이 요리를 하고, 아마존에서는 이미 창고를 키바봇(KIVABOT)이라는 로봇이 관리하여 택배 배달도 드론을 이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4월 발표한 '노동의 미래' 보고서에서는 '디지털 격변, 세계화, 인구변화가 노동의 세계를 재편하고 있다'면서 향후 15∼20년 사이 현존 일자리의 14%가 자동화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현존 일자리의 32%는 자동화와 로봇의 보급 확대에 따른 기술환경 격변으로 대폭 개편될 처지에 놓여있다고 지적했는데, 전체적으로 일자리의 45%가 자동화로 인해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요즘은 인터넷·모바일 공간을 활용하여 무인시대(無人時代)에 진입하고 있다. 음식점에서는 로봇이 음식을 나르며 시중을 들고, 물류창고에서는 로봇이 재고를 정리하는 점원이 없는 가게를 접하게 된다. 가게에 들어가서 원하는 상품을 고르고 모바일 기기로 결제하는 과정에서 점원의 역할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되는 것이다. 

중국에서 생활하는 외국인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것이 모바일 결제라고 한다. 텐센트의 위챗페이와 알리바바의 알리페이만 있으면 거의 모든 중국 내 생활이 가능하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변화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편의점이나 백화점 등에서는 현금이나 카드를 주로 결제 수단으로 사용했으나 지금은 오직 스마트폰과 손가락 지문만 있으면 모든 결제가 가능한 환경으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지금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도 미래에는 사람이 없어도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진보된 로봇을 만들기 위해 현실적인 목표를 가지고 투자한다면, 인간이 생각하는대로 일을 처리하는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져 로봇과 상생을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첨단 분야를 잘 활용하여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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