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외국인주민 증가세…비율도 전국서 4번째 수준
10명 중 2명 폭력 경험…80.1% 배우자가 행사
도움기관 몰라 19.2%…실제 요청도 8.9% 불과

최근 한국말이 서툴다는 이유로 어린 자식 앞에서 베트남 출신 아내를 무차별 폭행한 남편이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도 다문화가정에 대한 폭력은 무방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가 제주여성가족연구원에 의뢰해 수립한 '제주도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및 제3차 다문화가족 지원 기본계획'에 따르면 도내 외국인주민 규모는 지난 2010년 7348명에서 2017년 2만5646명으로 1만8298명이 증가했다.

주민등록인구 대비 외국인주민 비율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4.0% 늘면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청남도(4.8%), 경기도(4.7%), 서울(4.2%)에 이어 4번째로 높았다.

결혼이민자 규모도 지난 2010년 1614명에서 2017년 4189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은 661명(15.8%)인 반면 여성은 3528명(84.2%)에 달했다.

이처럼 제주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가속화되고 있지만 결혼이민자 등 10명 중 2명은 가정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이민자 등 71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폭력을 경험한 적 있다'가 146명(19.7%)으로 집계됐으며 경험한 폭력의 유형으로는 '물건을 집어던졌다' 9.4%, '모욕하거나 욕을 했다' 8.7%, '손바닥으로 뺨이나 몸을 때렸다' 4.2% 등의 순이었다.

폭력을 행사한 사람으로는 '배우자'가 80.1%로 가장 많았으며 폭력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는 '그냥 참고 있었다'가 45.9%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지만 '전문기관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8.9%에 불과했다.

반면 가정폭력 발생 시 도움 기관 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19.2%가 '모른다'로 응답하면서 폭력피해 이주여성에 대한 지원 및 시설 확대·운영 등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여성가족연구원 관계자는 "종합적으로 볼 때 결혼이민자 등에 대한 폭력의 정도는 심하지 않지만 발생 비율이 높고 대처방식이 미흡하다"며 "폭력예방 교육과 더불어 적극적인 신고와 전문기관에 알리는 것에 대한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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