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지 등 특하 전략 실패·무분별 출하 등 가격 하락 자초
출하 조정으로 4월 평년 대비 호가…감모율 축소 등 과제
올해 도 참여 매취사업 첫 실시 효과…농가·농협 역할 분담

제주 한라봉이 '체계적 상품 관리' 시험대에 선다.

특화 전략 실패에 타 지역산 경쟁 등으로 가격 약세 위기를 겪으며 올해 지자체가 나서 '매취'라는 고육지책까지 꺼냈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추진된다.

17일 제주도와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한라봉 매취사업이 기대치 이상의 성과를 냈다. 사업 적용 시점이 다소 늦기는 했지만 4월 한라봉 평균가격이 3㎏ 기준 1만3086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30원과 비교해 5056원 높게 형성됐다.

2018년산 한라봉은 출하 초기부터 가격 약세 진통을 겪었다.

설 명절을 포함한 2월 평균 가격 9123원은 최근 5년(2013년산 1만2036원·2014년산 1만2974원·2015년산 1만2473원·2016년산 1만371원·2017년산 1만2979원) 중 가장 낮았다.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부진, 경쟁 과일류 증가 같은 일반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라는 판단에 제주도까지 나서 매취사업을 추진했다. 관리 상태를 기준으로 상대적으로 저장성이 높고, 3㎏ 10~14과 크기의 상품만을 선별적으로 매입해 4월을 전후해 분산 출하하는 방안을 시범 도입했다.

1㎏ 3162원을 적용해 2만3259㎏을 매취해 이 중 1만7538㎏을 1㎏ 3543원에 출하했다.

저장기간이 2~3개월(농가 보관 포함)이나 되는 등 선도 관리에 한계를 드러내며 부패과가 다량 발생하는 등 감모율이 24.6%나 됐지만 출하 분산을 통한 가격지지 효과를 확인했다는 판단이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1월 말부터 매취사업을 진행하는 등 출하관리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농가 참여 미흡 등 산적한 과제 역시 제도적으로 풀어가기로 했다. 잠정적으로 출하 적정 시기를 설정해 이전 출하 물량에 대해서는 '당도 12브릭스 이상·산도 1.1 이하'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기로 했다. 주요 농산물 도매시장을 대상으로 한 불시 조사도 감행한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농가는 매취사업 참여를 제한한다. 농협 계통 출하 참여와 사전 신청 농가에 우선권을 주는 등 농가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도 관계자는 "매취사업 특성상 예상이 어렵고 농협 차원의 부담이 크기는 하지만 한라봉을 포함한 만감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며 "농가와 농협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성패를 가늠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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