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욱 한의사 / 한의학 자문의원

요즘 진료실에서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서 자주 듣는 속어가 '중2병'이란 단어다. 사춘기 자아 형성 과정에서 겪는 심리상태 혹은 반항과 같은 일탈행위를 의미하는데, 간혹 특유의 허세를 비하하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무척 예민해서 부모가 말을 걸 때도 자식 눈치를 봐야 한다는 말을 한다.

확실히 예전보다 틱장애 환자들이 많이 늘어났다. 그리고 틱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에게서 중2병의 특징들이 자주 관찰된다. 틱장애는 대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중학생에 이르는 기간에 심해지고 성인이 되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중2병의 시기와 겹치는 것이다. 원인은 무엇일까.

2차 성장급증기에는 뼈가 급속히 자란다. 뼈의 성장 속도를 골막과 척수의 수막이 따라가질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특히 두개골의 경우엔 다른 부위보다 골막의 긴장이 되기 쉬운데, 두개골막의 긴장은 틱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요즘 학생들은 공부와 휴대전화 사용 등으로 운동시간은 줄어들고 코어 근육은 약화된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거북 목과 굽은 등이다. 이런 자세는 두개골과 척수를 싸고 있는 경막긴장의 주된 요인이 된다. 게다가 잘못된 자세로 인해 상부 흉추가 틀어지면 비염과 아토피와 같은 질환에 노출되는 확률이 커진다. 그리고 대개 틱장애가 있는 환자의 반은 ADHD나 강박장애가 동반된다고 본다. 이런 과정은 흡사 도미노와 같아서 중간에 개입이 꼭 필요하다. 

한의학적인 치료로는 긴장을 풀어주는 침이 효과적이며 억간산과 같은 한약 처방도 좋다. 추나나 두개천골치료와 같은 교정치료를 겸해도 좋다. 치료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운동과 숙면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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