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실 작 '내 손을 잡아요'.

부모가 치매 판정을 받으면 두렵고 도망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치매의 중심으로 들어간 한 작가가 치매 부모와 함께한 삶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전영실 작가는 오는 12일부터 30일까지 이도1동 주민센터에 위치한 갤러리 둘하나에서 "오늘 잘 놀았어" 개인전을 개최한다.

전 작가는 제주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한 후 미술교사, 아내, 엄마, 딸로서의 역할을 하며 35년을 지낸 후 이제야 그림을 그리기 시작해 첫 번째 개인전을 연다.

이번 개인전의 주요 내용은 요양원, 치매, 죽음에 관한 이야기다.

치매 초기 불안감으로 주변인을 의심하고 괴롭히던 어머니는 딸이 다가와 매일 놀자고 하자 평생 짓누르던 삶의 무게를 벗어버리고 함께 놀기 시작했다. 노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전 작가의 어머니는 치매에 이르러서야 놀 수 있게 됐다.

요양원에서 어머니를 돌보며 걷거나 서있는 것을 연습하는 노인들을 목격했다.

그 모습을 본 전 작가는 "몸과 몸이 따로 있어도 우리가 분리된 적이 없음을 안다"며 "그래서 요양원에서 만났던 몸을 표현할 때 사진을 사용하지 않았다. 자기 몸처럼 느껴지지 않으면 그릴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드로잉 및 회화 작품 41점이 전시되며 토·일, 공휴일은 휴관이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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