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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부터 쉼터 '혼디쉼팡' 운영
이동 잦은 특수성으로 이용 어려워

폭염 속 옥외근로자를 위한 보호 지침 등 정책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가 이에 따른 대책으로 이동 근로자 쉼터를 마련했지만, 이동이 잦은 이동근로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전락하고 있다.

8일 제주 시내는 낮 최고기온 37도에 육박하며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동근로자들은 무더위 속에서 헬멧과 두꺼운 조끼를 착용한 채 펄펄 끓는 아스팔트 위를 내달리고 있었다.

배달대행 업체 오토바이기사 이모씨(41·용담2동)는 "헬멧에 가죽장갑까지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데 비오는 날에는 비옷 때문에 찜통이 돼 기진맥진이다"며 "더울수록 배달이 크게 느는데 인력은 그대로고 밀려드는 주문으로 쉴 틈 없는 날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지난 7월부터 대리운전·퀵서비스·택배업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25조의 규정에 의한 특수형태근로자 9개 업종 종사자에 한해 쉼터인 '혼디쉼팡'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노동자 쉼터 '혼디쉼팡'은 현재 도내 1곳이 운영 중이며 제주시청 후문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택배기사 문모씨(34·아라동)는 "배달해야 하는 물량도 넘쳐서 출근시간 보다 일찍 나와 일하는데 쉴 시간이 어디있겠느냐"며 "차에서 잠깐 쉬는 게 다인데 먼곳까지 이동해 쉼터를 이용할 수 있는 근로자가 몇이나 될지 의문"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이동 근로자 중 소수가 아닌 모두를 위한 '폭염수당' 등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오후 혼디쉼팡을 방문한 결과 이곳을 이용중인 근로자는 단 1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처럼 일정을 소화하기에도 바쁜 이동근로자가 먼 거리의 쉼터를 찾아오기란 쉽지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제주도 관계자는 "현재 쉼터 운영이 얼마되지 않아 근로자들에게 홍보가 미흡할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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