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 개막식(제주국제 관악제 조직위원회 제공).

제주국제관악제 국제컨벤션홀에서 성대한 개막식
왜 '국제적인 관악제'인지 증명, 관람객들로 탐라홀 가득 메워


1995년에 시작해 24번 째관악의 향연이 울려 퍼졌다.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는 8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개막식을 열고 9일 대장정의 서막을 알렸다.

이 날 개막식에는 원희룡 도지사와 양윤경 서귀포 시장을 비롯해 많은 내외빈이 참석했다.

개막식 1시간 전부터 티켓을 찾으려는 사람들로 티켓배부처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도민뿐 아니라 이번 공연을 위해 제주를 찾은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특히 젊은 관객들, 외국인들도 많아 관악에 대한 관심과 제주국제관악제의 위상을 알 수 있었다.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 개막식에서 현을생 조직위원장이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 제공).

현을생 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장과 원희룡 도지사의 인사말로 시작을 알린 후 제고창수 작곡의 윈드오케스트라를 위한 3개의 제주민요 ‘계화타령’ ‘밧 볼리는 소리’ ‘너영 나영’이 연주됐다.

개막식 연주는 국내 최초 관악전문악단으로 창단된 제주도립서귀포관악단이 이동호 지휘자의 손짓에 맞춰 연주했다.

이후 현 도쿄필하모닉 종신수석 조성호 클라리넷 연주자의 협연이 이어졌다. 로시니의 ‘클라리넷을 위한 서주, 주제와 변주곡’을 연주했다. 도쿄필하모닉에서 20년 만에 뽑은 클라리넷 수석이고 종신수석이란 직책을 왜 부여받았는지 연주로써 증명했다.

조성호 도쿄필하모닉 종신수석이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 개막식에서 화려한 연주를 선보이고 있다(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 제공).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화려한 테크니션과 클라리넷이란 악기가 들려주는 아름다운 소리와 관악기의 소리가 어우러져 모든 관객이 눈을 땔 수 없게 만들었다.

6일 기자회견에서 순수 관악단과의 협연은 처음이라 어떻게 소리가 나올지 궁금하고 긴장된다고 말했던 조 수석의 말은 기우에 불과했음을 본인 스스로 증명했다.

이어진 카운트 테너 이동규의 협연은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들기 충분했다. 헬델 작곡의 오페라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와 ‘축제의 나팔을 불어라’를 노래했다. 제목은 생소해도 모두가 아는 음악을 선택해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와도 비교하고 비슷할 수 없는 악기인 목소리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동규 카운트 테너가 제24회 제주국제관악제 개막식에서 협연을 펼치고 있다(제주국제관악제 조직위원회 제공).

압권이었던 것은 앵콜로 부른 슈베르트의 ‘마왕’이었다. 1인 2역 같은 전혀 다른 목소리로 실제 연기하듯 고뇌하는 표정과 손동작은 관객에게 자신이 왜 세계적인 카운트 테너인지 증명하고 마음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이 후 ‘트럼펫의 파가니니’라 불리는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는 그의 명성과 별명을 연주로 들려줬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최고의 바이올리스트가 됐다는 말을 들을 파가니니처럼 능숙한 강약 조절과 그에 따라 듣는 관객들도 감정의 동요를 느끼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립 제주·서귀포 연합합창단의 무대가 이어졌다. 관악의 소리와 인간의 소리가 어우러져 합창했던 무대는 최창권의 ‘살짜기 옵서예’ 임금수의 ‘솟아라, 한라여!(김필연 시)’, 삶과 죽음의 경계선인 고승익의 ‘이어도(문충성 시)’에 이어 마지막으로 임준희의 ‘비바리(전경애 시)’를 노래하며 뱃사람의 목숨 건 고단한 삶이 관객의 살에 파고들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는 순간에도 모든 순간이 마음에 간직돼 귓가에 맴돌 수밖에 없는, 아름다움이란 표현도 모자라는 최고의 공연이었다.

이번 개막식을 시작으로 16일까지 제주 곳곳에서 울려 퍼지게 될 제주국제관악제의 상세한 일정은 제주국제관악제 홈페이지(http://www.jiwef.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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