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미국, 1948~)교수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최고의 기자였지만 변호사와 컨설턴트로 활동하며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협상전문가와 대학교수로 더 큰 명성을 얻고 있다. 

이런 명성은 그의 협상론 강의가 와튼 스쿨 학생들에게 20년 연속 가장 인기 있는 과목으로 선정되어 증명되고 있다. 그의 책 「Getting More」(2011)에서는 소통의 스킬, 심리학, 협상론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협상(또는 소통)에서의 핵심가치는 의사결정 상대와의 법적 논리보다는, 신뢰와 이해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협상의 목표에 집중하라고 한다. 또한 협상실패의 원인은 타산지석(他山之石)의 마인드부재와 의사소통의 실패라 하였고, 의사소통의 실패원인은 바로 인식의 차이라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협상과 소통과정에서 모든 문제의 시작은 바로 개개인의 인식의 차이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문화공간과 상업화된 공연장의 핵심과제는 수준 높은 프로그램과 다양한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보다 많은 우수한 관객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슈퍼스타 캐스팅, 최근 인기몰이 하고 있는 배우 또는 예술가를 섭외하기도 하고, 지역의 다양한 단체와 협력공연을 통해 지역민을 극장으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미래 잠재관객인 청소년세대를 위한 프로그램과 중장년과 노인을 위한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시민의 발길을 문화공간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결국, 수준 높은 기획공연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후원회를 결성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멤버십(Membership) 프로그램을 도입해 충성도 높은 관객형성을 시스템화 하는 것이 모든 극장의 최대의 과제이다. 

최근 예술의전당 수장으로 취임한 유인택 사장의 주요 추진사업의 하나인 2022년까지 10만원 저가회비의 10만명 유료 후원회원 유치 프로젝트도 이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러한 과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문화선진국인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태리 등 유럽의 주요 극장에서도 마찬가지이고, 특히 자본주의 자유경쟁이 최고의 모토인 미국에서는 더할 나위 없다. 

정통적인 유럽극장(Theatre)은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및 발레단이 극장 소속으로 상주해 운영되고 있기에 오페라와 발레공연 제작은 기본으로 이뤄지고 제작된 공연은 극장에서 시즌별 상설공연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또한 호주시드니오페라하우스, 뉴욕링컨센터, 우리나라 예술의전당의 예술교육 프로그램, 독일 베를린필하모닉의 청소년과 함께 하는 오케스트라교육프로그램 등은 가장 상징적인 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서 전 세계의 극장에서도 샘플링해 적용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 세종문화회관, 올해 봄 서울예술의전당의 수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 활성화를 위한 두 개의 키워드를 강조하였다. 공통점은 바로 소통과 변화였다. 밖으로는 시민, 안으로는 예술단(예술가)과의 소통이고, 변화의 방법론측면은 소속 예술단을 활용한 브랜드창작공연 개발이다. 

특히 서울시 세종문화회관은 소속된 9개 공립예술단 활용을 극대화해 서울시를 대표하는 브랜드공연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이 부분은 우리 제주의 공립 문화공간과 5개 공립예술단의 공통과제이기도 하면서 제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술단의 노동조합이 어쩌고 행정의 규정이 어쩌고 하는 부분들은 소통의 가장 기본 스킬인 타산지석의 마음가짐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이다.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의 문제이다. 물론, 문제에 대한 인식이 다르면 모든 게 곤란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