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효 제주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 논설위원

올해 1월 발간된 유엔 세계관광기구(UN World Tourism Organization)의 '세계관광동향(World Tourism Barometer)'에 따르면 2018년 9월~11월 러시아의 아웃바운드 관광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해 세계 10대 아웃바운드 관광 국가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2013년과 2014년 세계 아웃바운드 관광시장 지출액 상위 5개국에 포함되었던 러시아는 2015년과 2016년 국제 유가 하락, 서방의 경제 제재,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경제위기를 겪으며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그렇지만 2017년 아웃바운드 관광 지출액이 전년 대비 13% 증가를 보이며 8위로 복귀한 이후 세계 아웃바운드 관광지출액 상위 10개국 중 가장 큰 폭으로 아웃바운드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다. 

2018년 잠정 통계에 따르면 약 4450만명의 러시아인이 해외로 출국했다.

2018년 우리나라에 입국한 러시아인 수도 전년 대비 11.9% 증가한 30만 2542명으로 10위를 차지해 비아시아권 국가 중에서는 러시아와 미국만 꾸준히 10위권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인천-모스크바 항공편 증편 운항, 인천-블라디보스톡 노선 대형 항공기 투입 등으로 인해 러시아인 입국자수는 16만901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가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나라가 동북아 국가 중 유일하게 러시아와 사증면제협정을 체결해 지난 2014년 1월부터 발효한 것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러시아인 환자 수도 전년 대비 9.4% 증가한 2만7185명으로 2009년 외국인 환자 통계를 시작한 이후로 매년 4위권 이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6월 러시아여행업협회가 'TourStat'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러시아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러시아 국내외 상위 10개 의료관광 방문도시(Top 10 Cities for Medical Tourism) 중 서울이 러시아의 소치와 함께 공동 7위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도시 중 러시아 국내 도시 7개가 포함된 점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결과이며 러시아인의 우리나라 의료관광에 대한 관심과 방문은 향후에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스위스의 관광·면세 및 항공 리서치·컨설팅 전문 기관 'm1nd-set' 보고서는 러시아 인구 1억4000만 명 중 3분의 1 이상이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는 충분한 소득수준이며 부유층은 2개월마다, 중산층은 연간 2회 정도 해외여행을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고 올해 1월 발간된 러시아 관광시장 보고서(Russian Tourism Market Report)에 따르면 해외여행객 중 34%는 개별 관광객(FIT)이며, 여행 정보 등을 검색할 때 웹과 어플리케이션을 종합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브랜드는 얀덱스(Yandex), 구글(Google), 브콘탁테(Vkontakte), 러시아 대표 포털 Mail.ru, 유튜브(You Tube) 순으로 나타났다.

2017년 기준 1인평균 해외여행 경비 지출액은 1676달러였다. 

지난해 6월 한·러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러시아와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를 함께 달성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한러 서비스·투자 FTA' 체결 추진과 내년 한·러 수교 30주년도 러시아 관광객 유치에 긍정적 요인이 되리라 예상된다. 

제주도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 10위 이내 국가는 미국을 제외하고 모두 아시아권 국가에 오랫동안 치중돼 있다.

외국인 관광객 국적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항공노선 등 접근성 해소, 러시아 시장 홍보 마케팅 강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러시아어 통역안내사 양성 등 러시아 관광객 수용태세 개선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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