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차장

2001년 개봉한 영화 '친구'는 1970년~199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친구 넷의 우정과 갈등을 다룬 영화로 당시 역대 최다 관객을 경신하면서 돌풍을 일으켰다.

교복 단추를 풀어헤치고 모자를 삐뚤어지게 쓴 모습은 386세대를 비롯한 중장년층 남자들에게 까맣게 잊고 있던 교복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켰고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니가 가라, 하와이' 등 숱한 유행어도 남겼다.

최근 다시 '친구'가 화제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원더풀 TV'에서 '친구 조국아, 이제 그만하자'라는 제목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면서다.

조 후보와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원 지사는 "제가 친구로서 조국 후보에게 정말 권한다"며 "나름 순수했던 동시대의 386들을 더 이상 욕보이지 말고 부끄러운 줄 알고 그만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86이라고 다 똑같은 386이 아니다. 크게 보면 현재 집권실세로서의 386이 있겠고 감옥, 노동현장, 생활현장으로 들어갔던 그런 386들이 지금 집권 386이나 조국을 비롯한 이러한 자기 욕심은 욕심대로 다 챙기면서 위선적인 모습을 보면서 가장 가슴 아파하고 부끄러워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조 후보자를 비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이미지 정치', 지역 현안보다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 챙기면서 '중앙 바라기' 등 잇단 행보가 구설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제주시민단체는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해 주민소환운동까지 꺼내고 있다.

이에 서울대 82학번 동기인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가 원 지사를 향해 "친구라면 생각이나 행동이 달라도 믿고 기다려주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며 '희룡아, 인생 그렇게 살지마라"고 했다.

친구(親舊)는 가까이 오래 사귄 벗을 말한다. 인디언들이 '내 슬픔을 자기 등에 지고 가는 사람'이라고 부를 만큼 서로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곧 친구다.

영화 친구의 유행어가 떠오른다. '니가 가라, 하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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