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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포럼] 영국에서 생각해 본 제주 현안허찬국 전 충남대학교 교수 논설위원
허찬국
입력 2019-09-04 (수) 19:02:58 | 승인 2019-09-04 (수) 19:39:25 | 최종수정 2019-09-04 (수) 19:39:25

새로운 환경에서 익숙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여행의 중요한 혜택이다. 지난달 영국 여행 중 본 것을 두 가지 제주의 현안과 관련지어 정리해본다. 그곳에서 보았던 많은 중국인 관광객(遊客, 유커), 그리고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억제하려는 노력 등 두 가지이다. 

유커가 제주 경제에 중요해진 것은 오래된 일이다. 10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에 급속히 진행된 일이라 그 이전 중국인 방문객 유치에 초점이 맞춰졌던 중장기 투자유치 및 개발계획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근래 이런 급증세에 따른 부작용이 부각되며 부정적 여론이 높아진 실정이다.

영국은 중국 방문객 유치에 매우 적극적이며 유커들이 급증하고 있다. 영국의 공식적 해외 방문객 누리집(visitbritain.org)이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특징을 보여준다. 2012년에 중국인 방문객 규모(약 18만명)가 처음으로 한국인 방문객을 넘어선 후 작년 40만명에 근접하는 급증세를 보인데 비해 한국인 방문객은 계속 20만명을 하회하며 지지부진하다. 과거 아시아계 여행객을 대표했던 일본인 방문객은 지난 10여년 간 25만명을 못 미치고 있어 런던지역 명소들에서 일본어나 한국어 대신 중국어 안내문이 대세인지를 설명한다.

한국이나 제주 방문객에 비해 규모가 작으나 체제 기간이 길고, 지출 금액도 커 제주로 유치하고 싶은 유커들이다. 문화나 역사적 측면에서 제주는 영국만큼 풍부하지 않지만 한 가지 긍정적인 것은 유커들이 영국을 찾는 주요 이유 하나가 자연환경 감상이라는 것이다. 그들이 영국에서 했던 주요활동 하나가 공원, 정원 방문인데 이는 제주를 찾는 유커들에게 중요한 활동인 자연환경감상과 일맥상통한다.

앞서 언급한 누리집을 보면 유커들이 중국 내 여러 지역에 분산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중국 전역의 11개 공항과 영국의 4개 공항에서 상대방 국가로 가는 직항을 운항하고 있다. 즉, 여러 지역 거점이 유커들의 출발지임을 보여주는 것으로 제주 방문객 유치 전략도 이런 지역적 분포를 잘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두 번째 분야는 플라스틱 사용 억제이다. 사용을 줄이려는 노력을 슈퍼마켓, 식당 등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종이 빨대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것이 인상적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료를 젓는 데 쓰이는 가늘고 짧은 플라스틱 빨대가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얇고 납작한 나무 스틱들이 제공되고 있어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도록 돼있다. 이 나무 스틱은 카페에서 파는 과일 샐러드 같은 간편식을 먹을 때 플라스틱 포크를 대신하여 사용할 수 있어 좋았다.

또 괄목할 만한 것은 개인 물병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런던에서 머물었던 대학 기숙사는 식용수로 각 방의 수돗물 대신 입구 로비에 비치된 정수기를 사용하도록 안내했다. 외출하는 사람들이 많은 시간에는 정수기 앞에 여러 명이 줄 서 물병을 채우는 것이 보통이었다. 공항에서 보안요원이 물만 버리면 개인 물병을 출국장으로 갖고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하는 것을 보면 개인 물병이 흔한 것을 짐작케 해줬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이 플라스틱 용기에 든 생수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생수가 주요 산품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추세여서 해결 방안 모색에 더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다.

각종 여건을 감안하면 중국인 방문객 유치는 불가피하다. 막연한 배타심이 아니라, 청정 자연의 가치를 높이 사고 제주의 독특함에 관심을 갖는 유커들이 어떻게 하면 더 찾아오도록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한계에 달한 지역의 쓰레기 처리 능력을 감안해 플라스틱 폐기물을 없애는 독자적 방안을 찾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허찬국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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