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서귀포 건축문화기행 오명필 해설사

"살며 지나치는 건축물이 문화가 되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방주교회, 포도호텔, 이타미 준, 안도 타다오 등의 건축물을 보면 그 자체가 예술이지 않습니까"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 건축물은 그저 사람이 사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젠 제주만의 역사를 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런 문화를 알리고자 서귀포에선 현재 '서귀포 건축문화기행'을 시범 실시하고 있다.

서귀포 건축문화기행해설사 오명필 해설사(남·55)는 기행의 최전선에서 서귀포의 건축문화를 알리고 있다. 오씨는 이 외에도 문화관광 해설사, 물 해설사 등 제주를 알리고 있다.

여러 해설사와 안전강의 등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건축문화기행 해설사로 지원하고 활동하게 된 이유는 '배움의 즐거움'을 뽑았다.

"예전에 건물은 그저 사람이 사는 공간이었지만 앞으론 관광문화 트렌드가 될 것"이라며 건축문화기행해설사의 매력을 설명했다.

오씨는 "해설사는 건물의 시공, 설계, 골조를 세우고 마감을 하는 과정, 어떤 건물은 곡선으로 지었고, 직전으로 지었는지 알아야 된다"며 "그냥 지나치던 건물도 예술이 돼 설계자의 의도가 뭘 지 생각하니 몰랐을 때보다 재미있다"고 애착을 나타냈다.

해설에도 다양함이 있어야 했다. 어르신들에겐 이승만, 박정희 시절의 이야기를 섞어 얘기하면 재미있어 하지만 젊은 세대에겐 통하지 않는다. 어떤 건축물을 누구에게 설명해야 하느냐에 따라서 해설을 달라진다. 오씨는 참여자들이 웃으며 신기해하는 반응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또 야외라는 특성상 날씨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날씨가 더울 때 참여자가 쉴 수 있는 그늘, 비가 올 때 비를 피할 수 있는 곳 등을 미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설명도 듣는 사람이 힘들어 받아들이지 못하면 소용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일정으로 인해 제한된 시간 안에 투어를 마쳐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 또한 단체 참가자가 10여명이 넘을 시 주된 일이 해설이 아니 통제가 돼버려 진땀을 빼곤 한다. 하지만 투어를 마친 후 감사하다며 명함이나 연락처를 물어보며 다음에 다시 찾겠다고 할 때 가장 뿌듯하고 기분 좋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오씨는 "건축기행을 하게 되면 무심코 지나치던 건축물이 예술 작품으로 보일 것"이라며 서귀포 건축문화기행 시범투어에 도민과 관광객을 초대했다. 우종희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