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연기 제주한라병원 유방·내분비암센터장

갑상샘암은 전 세계적으로 급격히 증가 추세를 보이는 암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갑상샘암의 연간 발생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한국에서 이렇게 높은 갑상샘암 발생률을 보인 것이 한국에 위험인자 또는 인종적 문제인지 아니면 문화, 의료환경의 특징인가하는 논란이 됐다. 한국에서의 과도한 암 검진에 그 원인을 돌리기도 했다.

아직 임상적 의미가 없는 아주 작은 갑상샘종괴에도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하기 때문에 실제 암 발생률보다는 진단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1㎝ 미만의 작은 종양 외에 4㎝ 이상의 큰 크기의 암 발생도 늘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진단율만 증가한 것은 아니라 보인다. 

최근 암 검진에 대한 엄격한 가이드라인이 제시되면서 최고 발생률을 보이는 암에서 2015년 기준 2만5029건으로 위암, 대장암에 근소한 차이로 밀리며 발생률 3위의 암이 됐다. 갑상샘에 생기는 모든 종괴가 암은 아니고 그중 5%가 암으로 판명되고 있다. 이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주위조직을 침범하고 다른 장기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갑상샘암 발생의 위험인자로는 전리 방사선 노출, 갑상샘에 양성결절이 있던 병력, 갑상샘암 가족력, 일부 암 유전자 돌연변이 등이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암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진 술, 담배, 비만 등은 갑상샘 발생률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 뚜렷하게 위험 또는 예방효과가 밝혀진 음식물도 없다. 경구피임약이 갑상샘 유두암 발생의 위험도를 다소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하며 유방암, 식도암, 신장이식환자, 루프스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2차 암으로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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