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 차장

오늘(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경로효친 사상의 미풍양속을 확산시키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온 노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1997년 제정한 법정기념일이다. 

이날에는 평소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사회와 이웃에 헌신하는 한편, 노인복지를 위해 힘써온 노인·단체를 국가나 지자체가 표창을 수여한다. 그뿐만 아니라 그해 100세가 되는 노인들에게 전통 지팡이인 청려장(靑藜杖)을 선물한다.

통일신라시대 이후 80세가 넘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왕이 하사하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다.

'청려'란 짚처럼 가벼운 데다 단단하고 울퉁불퉁한 줄기가 지압효과를 준다는 명아주를 이르는 말이다.

이름에도 건강을 비는 상징성이 깃들여진 장수지팡이로 경로효친 뜻이 담긴 선물이다.

우리 제주사회는 이미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그런데도 노인복지는 걸음마 수준이다. 

제주지역 노인 두 명 가운데 한명이 가난에 쪼들리고 있다.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를 봉양하느라 자신의 노후를 경제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탓이다.

이러니 늙어서도 스스로 생계를 챙겨야하는 실정이다.

통계청의 '2019년 고령자통계'를 중심으로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 분석 등 유관 자료를 교차 분석한 결과 올해 6월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9만8067명, 이중 취업자는 4만5000명이나 된다. 취업률 45.8%다. 

전체 산업구조상 농어업 인구가 많은 상황 등을 고려하더라도 높은 수준이다.

제주에서 사회적 돌봄을 받는 홀몸노인 10명 중 8명(79.4%)은 기초생활보장비와 기초연금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다는 통계청의 조사결과는 문제의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게 해준다.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수입(2.8%)과 현재 일을 해 번 수입(2.5%)에 의존하는 경우는 일부에 불과했다.

청려장(靑藜杖)의 의미를 되새기며 다시 노인이 공경 받는 사회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 노인들의 생계 지원 등 사회안전망 구축에 행정력에 집중해야 할 어느 높은 분은 이런 상황이 문제인지조차 인식을 못 하고 오로지 여의도 정치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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