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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좋은' 키워드 보다 '살고 싶은'환경 조성으로馟(도)·栖(서)·關(관)프로젝트 / 도서관, 마을 삶의 중심이 되다<13> 에필로그
고 미·이은지·우종희 기자
입력 2019-10-01 (화) 18:06:33 | 승인 2019-10-01 (화) 18:21:43 | 최종수정 2019-10-02 (화) 10:34:29
광교푸른숲도서관 모습.

인구절벽·지역소멸 흐름 속 '관계 회복' 해법
지역경쟁력 기준→'사람 수' 아닌 '공동체 힘'
아이 웃음소리·청년이 행복한 정책 방향 중요

'인구절벽' '지역소멸'같은 무시무시한 상황을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일단 질문부터 던지고 시작했다. 답은 생각보다 쉽게 찾아졌다. 제주는 물론이거니와 타 지자체들에서도 같은 고민을 했다. 다양한 시도들 끝에 방향을 찾기도 했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현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각각이 처한 현실이 다르다 보니 꼭 맞춰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야하나'하는 방법에는 접근할 수 있었다. 처음 제안했던 '관계 회복'이 단단한 연결고리임은 자명했다.

△ 탈제주 어떻게 막을 것인가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은 이제 흐름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균형 발전'을 내건 굵직한 국책 사업에 매달리고 있지만 피부로 느낄 만한 답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마을과 공동체에서는 막거나 거스를 수 없지만 늦추거나 조절할 수는 있다고 말한다. 숱한 출산 장려 정책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 대신 무엇이 필요한지 생각하는 여지를 남긴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일부 지자체보다 덜 하지만 제주 역시 인구절벽의 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다. 섬이라는 환경적 특성과 소비 중심의 산업 구조로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파장은 상대적으로 크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부담까지 커지면 '빈 둥지'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상황이다. 특히 한 때 붐을 이뤘던 순유입인구 증가 분위기가 급반전된 데 따른 충격도 감안해야 한다.

관계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필요성은 여기서 시작된다. 이미 2016년부터 핵심노동인구의 탈제주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맞물리는 시점을 감안할 때 준비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지역 경쟁력 기준을 인구 수가 아닌 공동체에서 찾아야 한다는 주문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간절함을 따라 '관계 맺음'

제주 북초등학교 김영수 도서관.

'아이'라는 단어 하나만 던졌지만 지역에서 찾은 답은 긍정적이다. 공동화로 위축됐던 원도심은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제주 북초등학교 김영수 도서관) 하나로 기회를 찾았다. 우리나라 심장이라는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덜 개발됐던 동네는 '떠나기 싫다'는 바람을 모아 도서관을 중심으로 마을 체질을 바꿨다.(서울 은평구 도서관 마을).

상대적으로 교육기회가 적은 읍·면 작은 마을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할 거리'를 모아 마을 학교를 완성해 가는 과정(애월마을협동조합 이음)은 가슴을 뛰게 한다.

'아이를 키우는 일'이 사람을 살게 한 사례도 있다. 광주 남구 송화마을 공동체와 전주시 온두레 공동체 일부 사업은 보육에 대한 고민과 경력단절을 겪는 30대 여성, 활력을 잃고 지역을 지키고 있는 노인을 연결하는 것으로 변화를 이뤄냈다. 이 같은 사례는 신도시 형성에 따른 정주·이주민 융화나 일자리 창출 등 지역 활력 사업으로 연계되는 등 유기적 성장으로 기대를 키웠다.

 

△청년을 머물게 하라

아기 울음소리 대신 아이 웃음소리, 그 다음으로 청년이 즐거운 환경을 만들자는 주문도 보태졌다.

수원시 도서관 정책은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 외에도 주거비용 등의 한계로 지역을 찾은 청년들이 정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전북 고창군 책마을 해리에서는 모두가 '청년'이다. 책에 대한 접근법을 바꾼 결과다. 책을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하는 것으로 제대로 사는 방법을 공유하는 것으로 '마을'을 유지한다. 더 커질 수도 있지만 현재를 유지하는 것 역시 책마을이 꾸는 꿈이다.

타이완 타이베이시의 문화 중심 도시재생 사례는 '발전'에 대한 선입견을 바꿔야 하는 이유를 말한다.

지역의 유휴 공간을 쓸 만하게 바꾸는 것은 예산 투입만으로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적절한 의미 부여와 지속적으로 쓸 수 있게 하는 동력이다. 무분별한 개발이나 부동산 경기 등락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한 고육책은 지역의 문화 통로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주거 비용 부담이나 인구 감소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데다 중국과 관계 등 미래 불확실성이란 짐을 지고 있는 타이완에서 도시재개발보다는 재생에 무게를 둔 이유는 '장소성'에 있다. 

마을이 단순한 행정 구역이 아니라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라는 점을 말한다.

 

△'같이'가 만드는 안정감·소통 중요

여러 사례를 찾아 살폈지만 결론은 '같이'가 주는 안정감과 소통이다. 과거 집·계가 그렇듯 목적이나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루면 지역을 살게 하는 활력으로 작동한다. 공유하는 '공간'을 찾아가는 것도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예를 들어 광주 송화마을 공동체의 공간은 일부는 경로당이고 또 일부는 공부방이다. 저녁에는 마을 사랑방으로 주말에는 '동네 도서관'으로 기능을 바꾼다.

공동체의 중요성은 이를 중심으로 한 생활 생태계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더불어 산다'는 명제 아래 나이나 가족 구성 같은 것은 무의미 하다. 필요한 것을 찾는 과정이 끈끈한 연대를 만들고 또 따른 필요로 이어진다. 처음이 어렵지만 하다 보면 요령이 늘어나는 긍정적 학습효과가 작동한다. 이번 기획에서 확인한 사례들이 그 좋은 예다. 그 안에 세대 갈등이나 지역 내 마찰 같은 부정적 장치는 힘을 잃었다.

'낙후된' '노후한' '쇠퇴한'이란 설정이 지역 공감을 거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개발·발전이란 명제 아래 제주가 앓고 있는 사회병의 치유약은 예산대비 경제효과가 아닌 주민 만족도에서 찾아야 한다.

고 미·이은지·우종희 기자  popme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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