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년시대 인생 3모작 꿈꾸는 5060 <10> 탐나는 5060 프로젝트

지난 4~6월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에서 2019 상반기 '탐나는 5060 인생학교-인생재설계과정' 교육이 실시됐다.

신중년세대 노인층 진입 전 인생 재설계·사회공헌 기회 제공
도민사회 연계해 지역 복지발전 기여…"자존감 높아져 만족"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일컫는 신중년 5060세대는 한편으로 '예비 노년층'이기도 하다. 이들의 은퇴와 고령화라는 사회변화에 부응하기 위해 노후준비지원법(2015년 12월 23일)과 제주특별자치도 장년층 생애재설계 지원 조례(2017년 8월 9일)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는 민·관 협력 아래 예비노년층의 노후 준비를 위한 '탐나는 5060 프로젝트'를 2017년부터 올해까지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2018년 노인일자리·사회활동 지원 사업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 7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데 기여한 탐나는 5060 프로젝트를 들여다본다.

# '5060인생학교'로 인생 재설계

2017년 제주지역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에 도달했고 2026년에는 20%에 이르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비 노년층에 대한 정책이 중요해졌다.

특히 학력과 전문성이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인층 편입을 앞두면서 이전과는 다른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도 노인장수복지과가 추진하는 '탐나는 5060 프로젝트'는 이들 신중년에게 인생을 재설계할 기회를 주고, 사회공헌형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고령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젝트의 한 축인 인생 재설계는 '탐나는 5060인생학교'를 통해 진행한다.

제주평생교육장학진흥원에서 매년 봄학기와 가을학기로 나눠 매주 화·목요일 3시간씩 총 20회에 걸쳐 인생재설계과정을 운영한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세대들은 인생학교에 참가해 노후준비 방법을 비롯해 재무 설계, 건강, 일자리 재탐색, 사회공헌활동 등을 자기 인생을 재설계하는 방법을 배우고, 활기차고 건강한 노후를 준비할 수 있게 된다.

인생학교는 봄·가을학기 외에 △나와 가족, 이웃의 삶을 담아내는 글쓰기 △DISC르 활용한 나와 타인 이해 △신중년세대를 위한 커리어 트레이닝 △소통을 만들어가는 행복 △공유경제 비즈니스 집중탐구 △나도 강사 도전하기 △실버케어 전문 사회공헌 활동가 양성과정 △퇴근 후 인생학교 등 8개의 '집중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올해 8월말 현재까지 540명이 후반기 인생을 위한 중장년층 인생학교 교육과정에 참여했다.

참여자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 161명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교육성과 만족도는 96%, 교육내용 만족도는 91%로 나타났다.

교육을 수료한 5060세대들은 사회복지시설 지원 도우미나 교육봉사 및 취·창업 동아리 참여, 수눌엉멩글엉 시민기자단, 미디어 활용 및 유튜브 크리에이터 등 각종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하면서 지역 복지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 사회공헌활동으로 자존감 업

'탐나는 5060 프로젝트'의 또 다른 축은 사회공헌형 일자리 창출이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노년기 생계를 위한 일자리보다는 5060세대가 노년에 도달했을 때 보람있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며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만큼 사회에 공헌하는 형태도 다양하다.

예를 들어 '재능나눔 복지컨설턴트'의 경우 행정·회계 경험을 갖고 있는 5060세대가 도내 경로당에 월 10회 파견 가서 그 곳의 행정업무나 회계업무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난 7월 고용노동부의 신중년 일자리사업 공모사업 확정으로 사업이 확대돼 지난해 73개 경로당·33명 파견에서 올해 98개 경로당 55명 참여로 규모가 커졌다. 도는 사업 참여자들에게 월 59만원의 화동수당과 최대 15만원의 교통수당을 제공한다.

'제주공동체 문화활동가 육성'은 5060세대가 설화·민담·제주어 등 전문적인 제주고유문화 교육과정을 수료한 뒤 도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도서관, 학교를 방문해 제주문화를 전수토록 하는 사업이다. 육성된 활동가들이 지난해 17명 배출돼 6곳에 134회 파견됐고, 올해도 8월말 현재 14명이 12곳에서 289회에 걸쳐 제주문화를 전수했다. 활동가들에게는 월 15회 기준 48만원 가량의 활동수당을 지급한다.

이와 함께 퇴직한 5060세대들이 동아리를 구성해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공동체 씨앗동아리 활성화' 사업을 통해 지난해 10팀(101명), 올해 10팀(110명)을 지원하고 있다. 선정된 동아리에는 연간 교육비·재료비 등 150만원을 지원한다.

뜨개질, 소품제작, 동화구연, 리싸이클링, 퀼트, 수지침, 자연놀이 등 동아리 활동에서 배운 재능은 '5060재능나눔사업단'을 통해 사회 속에서 발휘하는 것으로 이어진다.

사업단은 재능나눔 모집부터 활동처 발굴, 활동가-활동처 매칭 역할을 맡고 있으며 1회당 2만원의 활동비를 지급한다.

김지경 제주도 노인장수복지과 주무관

"보통은 은퇴하면 하릴없이 늙어버리는데, 교육을 받고 현장에서 배운 것을 발휘하면서 내가 그 다음에도 할 것이 있다는 것, 내가 살아있음을 느꼈다"

김지경 제주도 노인장수복지과 주무관은 '탐나는 5060 프로젝트'의 의의를 활동 참여자의 소감으로 대신했다.

김 주무관은 "도내 베이비부머 세대가 매년 9000명씩 은퇴하고 곧 노인층으로 대거 편입된다"며 "현재의 중장년 세대는 고학력에 전문적 경험이 많은 만큼 이들이 노인층이 됐을 때 문화적 여건이나 활동여건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며 정책 배경을 밝혔다.

이어 "환경정비나 농업 등에 치중됐던 노인 일자리도 연금 등 경제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세대에서는 다양화 될 것"이라며 "다만 이들의 욕구에 비해 지금까지 인생을 재설계할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고 사회공헌·소득창출 등 원하는 유형에 따라 대응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김 주무관은 "정부와 지방행정, 관련 기관 등이 맡은 역할이 겹치지 않도록 취·창업보다 마인드 개선과 사회공헌형 일자리 발굴로 중장년세대가 지역사회에서 도민들과 연계해서 자아를 실현할 수 있는 연결고리를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씨앗동아리에서 발전한 사회공헌의 경우 올해 특히 활성화 되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또 "참여자들에게서 다양한 분야를 알게 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는 소감이 많았다"며 "다만 5060재능나눔사업단이 현재 230명에 이르는 활동가와 활동기관을 모두 관리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센터 조직 신설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