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연구소 제주4.3 제71주년 기념학술대회 '4.3희생자 배제와 포용' 개최

4·3의 올바른 정명이 이뤄질 때 일으켜 세울 백비는 언제 일어설 수 있을까.

제주4·3연구소는 지난 11일 제주아스타호텔에서 '4·3희생자 배제와 포용'이란 주제로 제주4·3 제71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4·3 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된 사람들을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그들을 어떻게 포용할 것인지 심층적인 논의를 위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120여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규배 제주4·3연구소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4·3의 올바른 정명을 위해선 배제자들을 포용해야하기 때문에 이번 학술대회에 '4·3희생자 배제'문제를 주제로 내걸었다"며 "70여년 전 산으로 올라가 저항한 도민들 중 누군가는 희생자로 인정되고, 누군가는 배제 됐다"며 이 주제를 다루는 의미를 전했다.

또한 "이런 자리가 세월이 흘러 절로 온 게 아니다. 모든 이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박찬식 제주4·3연구소 이사가 좌장을 맡은 토론회가 진행됐다. 4·3희생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배제된 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국내외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재승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나치보상법, 무력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에 대한 문제를 장기간 내전으로 620만명이 희생된 콜롬비아와 20여년간 지속된 독제정권의 압제 속에 희생된 6만9280명에 대한 사례를 보며 4·3배제자를 위해 나갈 길을 모색했다.

주형 인천대학교 중국학술원 연구교수는 '승전의 그늘: 베트남전 기념과 애도의 정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베트남전은 지금까지도 전쟁의 정당성을 둘러싼 '가해-피해'자 당사자성의 전위와 책임의 모호성 등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히며 4·3배제자의 문제와 닮은 점 등을 소개했다.

제주4·3연구소는 존폐의 위기 속에서도 30년을 지켜왔다. 하지만 아픔과 고통 속에서 70년이 넘는 세월을 견뎠지만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배제자'를 포용하는 문제 등 아직 가야할 길이 남아있음을 이번 학술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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