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봉 한경농협 경제상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현 제주마늘 유통실태를 보면 이 말이 떠오른다. 2013년도에 전국 마늘 시세가 하락하면서 제주 마늘은 생산비도 못 건지는 가격에 상당한 어려움을 거쳤고, 마늘을 수매한 주산지 농협들은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 후로 6년이 지난 지금 제주 마늘은 2013년도보다 더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다. 
마늘 생산량 증가로 인해 마늘 시세가 폭락했고 이에 마늘을 수매해 보관하는 농협들은 판로가 없어 큰 시름에 빠졌다.  

마늘을 수매한 농협에서는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 다급한 김에 수출 등 다양한 방면으로 판로를 확대 하려고 애쓰고 있으나 그것도 녹록지 않아 당장 파종에 들어가는 2020년산 마늘 계약재배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행정이나 농업인 단체에서는 적극적인 6차산업 발굴 및 축제개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촉진에 노력해야 하고 제주산 월동채소를 비롯한 마늘의 전체적인 수급조절을 위해 유통센터 시설 건립 및 판매를 위한 통합기구를 마련해야 한다. 

제주마늘이 점점 설 자리를 잃는만큼 다른 월동채소는 주기적으로 과잉생산을 반복할 것이다. 마늘은 반드시 적정 면적 이상 재배가 이뤄져야 한다. 제주가 마늘을 재배하지 않을 경우 다른 월동채소류 과잉은 불 보듯 뻔하다.

월동채소의 안정적인 수급조절을 위해서는 일정 면적 이상 마늘을 재배해야 또 다른 월동 채소류가 균형 재배를 이룰 수 있고 매년 반복되는 월동 채소류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지금은 단단하게 외양간을 고쳐둘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