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열린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지정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13.5㎢서 2.38㎢로 82% 훼손…마라도 면적 37배 크기
해안도로 등 각종 개발사업 노출…"법적 틀 만들어야"

제주지역 해안선을 따라 평행하게 쌓인 모래언덕인 '해안사구'가 해안도로와 항·포구 개발, 관광·숙박시설 등으로 상당부분 훼손되면서 보전대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4일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제주도 연안습지 보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양수남 제주환경운동연합 대안사회국장의 '제주도 연안습지의 관리 현황과 과제' 발제 내용에 따르면 해안사구는 조간대와 연결된 생태계로 모래 저장고이자 천연 제방역할을 한다.

또한 해안생태계 영양 순환을 담당하며 지하수면을 높여 배후지역의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내륙으로 염분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도 한다.

특히 바다-육지 경계에 위치해 독특한 환경을 지닌 생물 서식처를 제공, 희귀한 동·식물이 많이 생육하기 때문에 보존가치가 높지만 이미 상당부분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해안사구의 면적은 과거 13.5㎢에서 현재는 2.38㎢로 약 82%에 해당하는 11.17㎢이 감소했다. 이는 마라도 면적의 37배, 축구장 면적의 1354배의 사구가 사라진 셈이다.

문제는 해안사구의 경우 보호에 대한 법적 근거가 미미해 해안도로 건설 등 각종 개발사업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양수남 대안사회국장은 "제주 해안사구의 경우 연안습지와 달리 법적 보호 장치가 없다"며 "해안사구를 보호할 수 있는 보전 조례 제정 등 제도적인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국립환경과학원이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사구 분포현황을 조사한 결과 제주지역에는 이호, 곽지, 협재, 하모, 사계, 표선, 섭지코지, 신양, 하도, 평대, 월정, 함덕, 중문, 김념 등 모두 14개의 해안사구가 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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