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식신 대표 논설위원

음식문화의 혁명 푸드테크, 제주 新산업 육성해야

식물로 만든 '가짜 고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 '가짜 고기'는 콩, 버섯 등 식물로 만들지만 모양과 맛은 육류처럼 만든 대체식품이다.

환경과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커지면서 대체식품 시장을 포함한 푸드테크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체식품 시장은 아프리카 돼지열병, 광우병, 조류독감 등 가축관련 전염병이 점점 더 확대되면서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고기, '가짜고기'가 몰려오고 있다.

인류의 육류소비는 2중, 3중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현재 생산되는 농산물의 상당수가 가축의 사육에 소비되고 있다. 또한 사료의 생산 및 이동, 가축의 생산, 이동, 도축 등에 많은 에너지가 소비되고 있고 이는 지구 환경을 지속으로 나쁘게 하고 있다. 인류가 육류를 소비함으로써 에너지 소비가 중복되고 불필요한 낭비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동물성 제품의 생산 과정과 이로 인한 건강에 대한 의문 등은 식물성 재료를 사용한 대체식품에 대한 관심을 촉진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그동안 고기를 얻기 위해 가축을 대량 생산하면서 발생된 환경오염과 파괴된 생태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열망도 점점 커지고 있다.

건강한 식품 생산으로 지구환경 보호를 추진하는 굿푸드 재단(Goodfood institute)의 부루스 프리드릭(Bruce Friedrich)는 "닭고기를 생산하기 위한 에너지의 80%가 낭비되고 있고 항생제의 75%가 가축 생산에 사용된다."면서, "지구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식물기반의 대체육 육성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미국의 푸드테크 기업 비욘드 미트는 지난 5월 대체식품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나스닥에 상장했다. 비욘드 미트의 주가는 상장 첫날 주당 80달러까지 올라가면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비욘드미트의 햄버거 패티가 1만팩이나 판매됐다. 미국 비욘드 미트의 햄버거 패티는 지금까지 약 2500만개가 판매되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아직 가격이 소고기보다도 3배 정도 비싼 점 등 넘어야 될 산도 많다.

비욘드 미트의 최대 주주는 미국 최대 육류 가공 회사인 타이슨푸드이다. 빌 게이츠와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도 거액을 투자했다.

2011년에 설립된 미국 임파서블 푸드는 스탠퍼드대학의 생화학 교수인 패트릭 브라운이 채만든회사로 '고기를 먹어라, 지구를 구해라(EAT MEAT, SAVE EARTH)'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임파서블 푸드는 구글이 약 3억 달러 가치로 인수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한 일화로 유명하다. 임파서블 푸드는 약7억5000만달러(약 9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임파서블 푸드는 빌 게이츠 등 유명인사들이 투자자로 참여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최근 임파서블 푸드의 기업가치는 약 20억달러에 이른다. 임파서블 푸드는 최근 고기 맛을 내는 핵심 첨가물인 '헴(heme)'이 미국 FDA 승인을 받으면서 마트에서도 판매가 가능 해지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임파서블 푸드는 버거킹과 맥도날드와 계약해 인공 소고기 패티를 공급하면서 채식 버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해 나가고 있다. 버거킹은 임파서블 푸드의 패티를 사용한 '임파서블 와퍼'를 판매하고 있고 맥도날드는 내년 초부터 임파서블 푸드의 패티를 사용한 채식 버거를 판매할 예정이다.

친환경 식품을 개발하는 햄튼크릭 푸드은 식물 원료 1,500여 종을 실험한 끝에 인조 달걀 '비욘드 에그'를 만들었다. 비욘드 에그는 완두콩과 수수 등 10여 가지 식물로부터 단백질을 추출해서 만든 인공 달걀 파우더로, 이를 이용해 빵을 만들 거나 오믈렛이나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수 있다. 비욘드 에그는 동물성 달걀을 줄임으로써 향후 공장형 양계업과 환경오염까지 줄일 수 있는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햄튼 크릭도 빌 게이츠, 세르게이 브린, 제리 양, 리카싱 등으로부터 약 2억2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식품회사 네슬레도 완두콩을 이용한 인공 소고기 패티인 '어썸 버거(Awesome Burger)'를 출시했고 식품기업 켈로그도 식물성 버거 패티와 냉동 치킨 등을 2020년 초에 판매할 예정이다. 전 세계 식물성 육류 시장은 현재 약 42억 달러(4조7500억원)에서 2025년에는 75억 달러(8조5200억원)로 성장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는 인공고기 시장 규모가 2030년에는 약 850억 달러(약10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인공 쇠고기에 이어 인공 계란, 인공 생선 등으로 시장이 확장되고 있어 대체식품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식물로 만든 대체식품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환경 파괴를 줄이고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체식품 시장에 국내 기업들도 앞다퉈 띄어들고 있다.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에 달한다. 2008년 15만명에서 10배 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채식 전문 식당도 2010년 150여곳에서 2018년에 350여곳으로 증가했다.

롯데푸드는 식물성 고기 '엔네이처 제로미트'를 출시했다. 롯데푸드는 통밀에서 식물성 단백질만 추출해 고기의 근섬유를 재현했다.

롯데푸드는 지금까지 약 4만여개의 식물성 고기 제품을 판매됐다. 롯데리아도 대체 고기을 사용한 '리아 미라클 버거'를 시범 판매하고 있고, CJ제일제당도 대체식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사피엔스의 필요에 의한 가축인 소, 돼지, 닭 등만이 인위적으로 개체수가 늘어났고 종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인류가 식량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종의 개체 수를 일부러 늘리고 가축을 대량 생산하면서 인류는 더 불행해졌고 가축에 의해 전파된 전염병이 인류에게 지속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푸드테크가 인류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지는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분명 대체식품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갈 것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농축수산 생산환경이 가장 발달한 청정 식품 생산 지역이다. 그동안 전통산업에 머물러 있었던 제주도의 식품 생산 분야에 친환경 대체식품을 만드는 푸드테크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이를 중점 육성한다면 제주의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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