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국장

제주사회에는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말을 맞아서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펼치는 '희망2020 나눔캠페인'이나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에서 추진하는 희망나눔 모금에 동참하는 도민이나 기관·단체 등이 있다. 이같은 성금 모금 외에도 김장김치를 전달하거나 행정기관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돕는 도민들의 온정은 꾸준하다. 기부나 재능기부를 통해 백혈병소아암 환아나 소년소녀가장, 편부나 편모 가정, 미혼모, 사회복지시설을 돕는 도민들도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그만큼 제주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오리엔탈호텔에서 뜻 깊은 행사가 마련됐다.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제주도지회가 마련한 '제19회 2019 생명사랑 나눔의 밤'이다. 이 행사는 한 해 동안 협회와 백혈병 소아암 환아와 청소년, 가족을 위해 관심과 사랑으로 따뜻한 손길을 보내준 분들과 백혈병소아암 아이들과 가족 등이 함께하는 자리다.

'생명사랑 나눔의 밤'이 19년째 이어지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그동안 백혈병소아암협회 제주도지회를 만들고 이끌어온 분들과 후원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생명사랑 나눔의 밤에서는 힘든 치료과정을 겪은 후 학교로 돌아와 희망을 안고 공부하는 청소년 16명에게 장학금이 전달됐다. 긴급지원이 필요한 환아 3명에게는 치료비 지원도 이뤄졌다. 또한 백혈병소아암 환아들을 위해 후원에 나서준 분들에게는 감사패도 전달됐다. 

이번 지면을 통해 소아암에 대한 설명과 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하는 일을 소개함으로써 도민들이 보다 더 관심을 갖길 희망해본다. 소아암은 하나의 질병이 아니다. 16가지 일반형과 100가지 이상의 특수형이 있다. 소아암 환아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싸움을 하고 있다. 소아암이란 소아에게 생기는 악성종양을 말한다. 가장 흔한 것은 백혈병이다. 그 다음으로 뇌종양, 림프종, 신경모세포종 등이 비교적 흔하다. 국내에서는 매년 1000~1200여명의 소아암 환아가 발생한다. 소아 10만명당 매년 약 16명이 발생한다.

소아암은 혼자만의 병이 아닌 가족질병이다. 막대한 치료비 지출을 비롯해 수입의 감소, 교통비와 정기적인 검진 등의 부대비용 지출로 인해 가족 전체를 가난으로 내모는 대표적인 가족질병이다. 그나마 정부와 지자체,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가 소아암 환아 가족을 위해 지원하고 있다. 진료비용중 보험적용이 되는 영역에서는 낮은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으나 보험적용 대상이 아닌 분야에서는 아직 문제가 많다. 그만큼 가족들을 어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아암 완치율은 선진국과 비슷한 70~80% 이상이다. 소아암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릴 정도로 재활치료도 필요하다. 소아암 환아들은 긴 치료과정으로 인해 학업 중단 등 교육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함암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와 경제적 부담도 안고 있다.

백혈병소아암협회 제주도지회는 이같은 환아들의 여건을 고려해 의료지원, 재활치료비지원, 헌혈지원, 교육지원, 새출발지원, 천사의 날 대축제, 가발지원, 희망두드림 난타 지원 등 활동을 벌이고 있다. 소아암 어린이와 가족에게는 부족하기는 하지만 큰 힘이 된다. 지원에 들어가는 비용중 72%는 후원에 의해 이뤄진다. 올해 도내에서는 개인후원자 359명, 기업 및 단체 26곳이 1억여원을 후원했다. 협회는 후원자를 위해 연간보고서를 보내고 기부금 영수증 처리를 함으로써 연말정산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소아암 아이들은 희망을 가질 자격이 있다. 치료중에도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치료후에도 소아암을 경험한 아이들의 삶은 이어진다. 소아암을 앓거나 경험한 아이들이 힘든 암과의 싸움을 이겨내 건강한 미래의 주인공으로 자랄 수 있도록 생명존중과 사랑실천의 복지공동체가 제주에서 더욱 곤곤히 자리잡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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