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선 제주교통연구소 책임연구위원·2017/2018 라이온스 제주지구 총재

지난 주말 경북 상주와 영주간 고속도로에서는 새벽시간 살얼음 구간을 통과하던 자동차 50여 대가 다중 추돌을 일으키면서 7명 사망, 32명 부상에 자동차 8대가 불에 타는 대형 교통사고가 있었다.

0.7mm의 비에 가벼운 내리막 커브길을 달리던 승용차가 제동장치를 사용하였으나 미끌어지면서 뒤에 달려오던 다른 승용차가 추돌을 하고 뒤따르던 대형 화물차가 충돌하면서 여러 대의 자동차에 화재가 발생하는 대형사고로 확산 되었는데 뒤에 따라오던 차량들은 사고를 보면서도 피할수 없는 아수라장의 사고였다. 

블랙 아이스! 어휘 그대로 검은 얼음이라는 이 말은 노면이 살짝 얼어서 운전자들에게는 아스팔트만 보이고 미끄럼 등 운전에 이상징후를 느끼지 못하는 '도로 위의 암살자'그 자체이다.

50km로 달리는 승용차의 제동거리는 11m이고 버스는 17m인데 비하여 블랙 아이스 구간에서는 48m에서 132m로 4배에서 8배 이상 되어 사고율은 물론 사고시 치사율이 훨씬 높다.

블랙 아이스는 낮 동안 내린 눈이나 비가 아스팔트 사이에 스며들었다가 밤사이에 도로의 먼지나 기름기 등이 섞여 도로 위에 얼음막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비가 오지 않아도 서리나 대기의 습기에 의해 만들어 질수 있고 아주 얇고 투명해서 '검은 얼음'이란 이름이 붙게 되었다.

특히 제주에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악도로가 많고 숲길로 기온차가 크며 산간도로는 낮 까지도 햇빛을 가리는 구간이 많아서 위험구간이 이외로 많다. 

이러한 구간은 하천, 특히 교량부근, 오전 시간대 그늘진 구간에 많은데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에 통행하는 차량은 서행으로 조심해야 하고 가끔씩 브레이크를 가볍게 밟아 노면상태를 점검하면서 운전을 해야 한다.

HOT(hold over Time)라는 말이 있다. 비행기는 동체나 날개에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끼면 항공기의 운항을 지배하는 공력에 문제로 제설이나 제빙(De-icing), 방빙(Anti- icing)작업 후 운항을 하여야 하는데 다시 눈이 쌓이거나 얼음이 끼는 골든타임을 HOT라고 한다.

눈이 많이 내리는 날 한라산 횡단도로는 제설작업을 하고 내려오면 바로 쌓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설작업이 완료되었다고 하더라도 꼭 월동준비를 하고 운행을 해야한다.

부동액을 보충하거나 와이퍼와 스노우 타이어로 교체하고 김서림 방지 스프레이 같은 것을 차내에 비치하면 좋겠다. 

한라산을 횡단하는 5.16도로나 1100도로는 물론 산록도로, 비자림로 같은 구간에는 상시 제설작업을 하지만 계속해서 눈이 내릴때는 제설차량에 의한 작업 뿐만아니라 염화칼슘을 모래에 섞어 도로에 뿌리는데 염화칼슘은 영하 54도에서 얼기 때문에 한번 뿌려 놓으면 노면이 얼지는 않지만 그 위로 쌓이는 적설에는 큰 효과가 없어진다. 

또한 염화칼슘은 차체에 녹을 유발한다 해서 사용을 줄이는 추세로 제주는 하루 종일 영하의 날씨가 거의 없으므로 특정구간을 제외하고는 사용을 줄이는게 바람직 하다. 

눈이 내리면 설경을 떠올리며 영실이나 성판악으로 눈구경을 가는 사람들이 많다. 제설작업 후 소형차부터 통행을 허용하는 강원도와는 달리 대형차부터 통행을 하는 제주에서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당국에서는 일정기간 눈꽃 투어 버스를 제공하는 것을 구상하면 좋겠다.

제주도에는 40여 명의 인력과 20대가 넘는 제설장비가 새벽 4시면 제설작업에 나서는데 추위와 어둠속에서의 수고에 박수를 보내면서 올 겨울 안전한 제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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