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부적절해 이용 한계…교통체증 유발 및 사고위험도
다른 곳서 새치기도 잇따라…도 "활용도 높여나갈 계획"

제주지역 곳곳에 설치된 택시승차대가 택시는 물론 승객들까지 외면하면서 유명무실한 시설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택시승차대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원활한 택시 운송 등을 유도하기 위해 택시 수요가 많은 곳에 설치됐지만 이용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야간시간대 제주시청 인근 택시승차대에는 한 남성이 택시를 잡기 위해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정차하는 택시는 단 한대도 없었다.

오히려 택시를 이용하기 위한 다른 승객들은 택시승차대가 아닌 버스정류장이나 도로 인근, 횡단보도 앞 곳곳에서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기 일쑤였다.

이로 인해 일부 택시는 신호등에 초록 신호가 점등됐는데도 버젓이 도로 한복판에서 승객들을 태우며 교통체증을 유발하기도 했다.

제주시외버스터미널 인근 택시승차대의 경우에도 택시 대신 버스가 정차해 있는 것은 물론 다른 운전자들의 시야까지 방해하면서 자칫 사고위험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날 택시승차대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임모씨(31)는 "제주시청 인근은 야간시간만 되면 일부 승객들이 술에 취한 채 새치기하는 등 택시 잡기가 정말 힘들다"며 "택시승차대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승객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관계자는 "택시승차대가 많이 활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2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조명과 의자 시설 등을 설치했다"며 "승차대를 확충하기보다는 기존 승차대의 활용도를 높여나가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택시승차대는 표지판시설이 11곳(제주시 10곳·서귀포시 1곳), 비가림시설 23곳(제주시 12곳·서귀포시 11곳) 등 모두 34곳이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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