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7일부터 경영진 퇴진때까지 파업
적체 현상 심화…부패과 품질 저하 우려 

제주도개발공사 노조가 오는 27일부터 사상 첫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가공용 감귤 처리 대란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노조는 24일 오후 3시 대의원회 회의를 열고 이날 오전 쟁의위원회와 운영위에서 확정한 쟁의 수준과 파업 기간을 최종 보고했다. 

노조원 오는 27일부터 경영진 퇴진 때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30일 오전 9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삼다수공장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다음달 2일 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 계획이다.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적체 현상을 빚고 있는 가공용 감귤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도에 따르면 현재 가공용 감귤 처리는 제주도개발공사와 일해, 롯데칠성 모두 3곳이 담당하고 있다. 

본격적인 감귤수확기에 접어들면서 1일 평균 가공용 감귤 처리량은 1520t에 달한다. 이 가운데 37%(560t)를 처리하고 있는 제주도개발공사는 비상품 물량이 쏟아지면서 감귤가공 1공장에 이어 2공장까지 24시간 가동하고 있지만 적체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처리 공장까지 가동이 중단되면 농협과 농가 등 가공용 감귤 적체 물량이 증가, 수매기간 지연에 따른 부패과 등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감귤 가격 하락 대책으로 제주도가 2L 규격(지름 67㎜ 이상~71㎜ 미만) 2만t까지 수매, 가공용 물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체 현상은 심화할 전망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도개발공사에서 처리하던 물량과 2L규격 감귤은 당분간 일해와 롯데칠성으로 배분할 것"이라며 "최근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한 2S 미만은 감귤 농가에서 자가폐기하는 방식으로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삼다수 생산 라인은 겨울철 점검 기간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 비축물량이 있어 당분간은 생산·공급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도개발공사 노사는 7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사측에 성과급 지급 등 근로자 처우 개선, 직급체제 개편, 근로조건 개선, 노동이사제 도입 등을 요구했다. 

경영진이 단체교섭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노조는 지난 20일 오전 10시부터 21일 오후 11시까지 조합원들 605명을 대상으로 '제주개발공사노동조합 단체협약 체결 관련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고 투표 결과 97.26%로 가결됐다.  

23일 지방노동위원회가 도개발공사 노조의 조정신청 건에 대한 조정을 진행했지만 노사 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되면서 노조는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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