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지언 제주금연지원센터장

보건복지부는 지난 19일 올해 세 번째 금연광고를 전국에 방영했다. 이번 3차 금연광고는 금연에 성공한 사람의 금연 이유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흡연자의 이유가 동일하다는 내용을 보여주면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가 혹시 담배를 끊고 싶기 때문이라면 금연하는 것이 맞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흡연자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건강해지고 싶고 금연하고 싶은 '금연본능'이 있는데 이번에 방영된 광고에서는 금연본능을 일깨우는 방법이 전자담배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흡연자들의 금연본능을 일깨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이유는 점점 진화하고 있는 전자담배에 있다. 제품 디자인은 더 세련되고 화려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며 흡연 전용 기기와 니코틴 흡입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흡연자를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청소년과 여성에서 흡연율이 점차 늘고 있는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손목시계나 자동차 키 모양의 기상천외한 디자인의 제품도 등장하여 담배가 아닌 척 눈속임까지 하고 있다.

기존의 담배보다 모양과 형태가 작고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것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들어가는 니코틴의 형태가 변형되었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쓰이는 니코틴보다 낮은 온도의 가열로도 기화가 되어 고농도의 니코틴 흡수가 가능한 '니코틴 솔트(nicotine salt)'를 사용하고 있다.

흡연 방식도 다른데 연초담배처럼 입에서 잠깐 머금은 뒤 흡입하는 방식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에어로졸(하얀 수증기)의 양을 많게 하기 위해 처음부터 폐 깊숙이 흡입하는 방식이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신종 전자담배의 흡입방식으로 인해 폐에 가해지는 손상으로 연초담배에 비해 95% 이상 독성물질이 적다고 알려져 왔던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중에서 중증 폐손상으로 사망하는 사례들이 보고되고 대통령이 직접 관련대책을 챙기면서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중단 강력 권고'라는 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과거 담배가 기호식품으로 사랑받고, 흡연이 하나의 문화처럼 우리생활 곳곳에 스며들었던 모습은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제는 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버려야 할 습관으로 바뀌었다. 지난 30년간 담배가 몸에 유해하다는 꾸준한 연구와 인식의 변화를 위한 운동의 결실인 것이다. 

흡연은 질병이니 금연으로 치료하라는 말은 니코틴의 과(過)사용도 치료가 필요한 중독의 개념으로 다가서야 함을 알려주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흡연자를 위한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시행되고 있다. 도내 6개 보건소 금연클리닉에 문을 두드리면 흡연자를 위한 금연상담과 함께 니코틴 보조제와 행동 대체물품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인 금연지정병원을 방문하여 금연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제주금연지원센터에서 제공하는 찾아가는 금연지원서비스를 신청하여 환경적·물리적 제약으로 직접 금연클리닉을 방문하기 어려운 흡연자가 방문 금연상담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여러 번 시도에도 금연에 실패한 경우나 20갑년 이상 흡연한 중증흡연자들은 4박 5일 합숙형 무료 금연캠프를 이용하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연을 시도해 볼 수 있다. 

흔히들 금연은 자기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비단 금연뿐만이 아닌 우리 삶의 모든 결정과 변화에 있어서 자기 의지는 반드시 필요하지 않는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의지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다. 자기 의지가 밑바탕이 되고 그 위에 금연 보조제, 금연 약물의 도움도 받고 전문가와 함께 금연의 방법과 흡연의 유혹에서 견뎌내는 방법들을 찾아간다면 작심삼일 만에 실패하던 금연도 성공 할 수 있다. 건강해지고 싶은 본능은 우리를 운동하게 하고, 좋은 음식을 먹게 하고, 금연을 선택하게 만든다. 2020년 새해 다짐으로 건강을 생각하고 있는 흡연자들에게 담배로 독해진 내 몸을 정화시키는 금연 실천을 권고 드린다. 건강해지고 싶은 우리 안의 '금연본능'을 일깨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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