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제주해녀항일운동 88주년 및 제26회 기념행사

이복녀씨 제주해녀상, 하도해녀합창단 해수부장관 표창

88년이 흘렀어도 ‘그날의 함성’과 절절한 요구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1932년 1월12일 당시 구좌면 세화리 오일장터와 경찰주재소 앞에서 1000여명의 해녀들이 호미와 비창을 들고 “수탈정책 반대 한다 죽음으로 항쟁하자”고 외쳤다. 그 모습이 제주해녀항일운동 88주년 및 제26회 제주해녀항일운동 기념행사에서 고스란히 재연됐다.

해녀항일 운동은 제주 3대 항일운동 중 하나다. 1931~1932년에 걸쳐 구좌, 성산, 우도의 해녀들을 중심으로 일제와 해녀조합의 강제수탈과 생존권 침해에 항거한 전국 최대 규모의 여성, 최초의 어민집단의 항일운동이다.

연인원 1만7130명, 238회의 집회와 시위는 처절했던 현실과 나라 잃은 아픔을 대변한다.

해녀항일운동기념사업회(위원장 강창협)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 참가자들은 해녀항일운동기념탑에서 추모제를 지낸 후 당시 해녀들의 항거상황을 재연하는 상황극과 거리행렬로 그날을 소환했다. 지역 해녀와 세화중 학생, 지역주민들이 참가해 의미를 되새겼다.

제주해녀상은 세화어촌계 이복녀 해녀(68)가 받았다. 이 해녀는 17살 물질을 시작해 50년 넘게 바다와 더불어 생활하며 2남 1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등 건강한 가족 유지와 여성 경제 활동의 의미를 지켜왔다. 이 해녀는 “숨은 만들어지는 거다. 나도 어머니로부터 그렇게 배웠다”며 “뒤를 받혀줄 사람들이 없어 아쉽게 생각한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원하면 열심히 가르쳐주고싶다”고 말했다.

구좌해녀합창단(단장 최경자)이 해녀문화 전승 등의 공로로 해양수산부장관 표창장을 받았다.

또 김순자( 동복어촌계).정남열(토산어촌계) 해녀가 도지사표창을 수상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졸업생을 제외한 세화중 교육가족이 전원 참석했는가 하면 김영관 교감이 제주 해녀 애국지사 5명의 초상화를 직접 그려 유족 등에 전달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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