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신용보증재단 지난해 보증지원 실적 1만건 넘어…출범 후 최고치
영세 소상공인 골목상권 해드림 증가…대위변제율 전년 갑절 ↑ 추산
소비 둔화→운영자금 추가 융통→상환능력 상실…폐업 후 창업 악순환

제주 자영업자들의 '빚잔치' 우려가 장기 경기 둔화에 이은 침체를 자극할 변수로 부상했다.
소비 둔화로 인한 매출 감소와 임대료·인건비 상승 등 경영 부담 가중 등 골목상권의 이중고가 해가 갈수록 쌓이고 있다.

13일 제주신용보증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재단을 통한 보증지원 실적은 1만1230건으로 2003년 재단 출범 후 최대를 기록했다. 지원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선 것도 처음이다. 보증지원 규모도 2790억원으로 집계했다.

2017년 8176건·2090억원에서 2018년 9901건·244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인데 이어 지난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도내 경기 상황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저신용을 포함한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긴급자금인 골목상권 해드림만 지난해 1811건·396억원을 지원했다. 2018년 이미 전년(877건·186억원) 대비 45% 이상 규모가 늘어난 상태에서 도움 요청이 늘었다. 창업두드림특별보증도 지난해 1023건으로 운영 후 처음 1000건을 넘어섰다. 2017년 301건·78억원에서 2018년 914건·198억원으로 몸집을 키운 후다.

자영업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생각처럼 장사가 잘 되지 않아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추가 대출을 받거나 폐업을 하고 재창업을 위해 대출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점이 우려됐다.

국세통계를 기준으로 2018년 제주지역 폐업 자영업자(1만3461명) 2명 중 1명(6841명·50.8%)은 창업 이후 3년을 버티지 못했다. 4명 중 1명(3484명·25.9%)은 창업 후 채 1년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1828명은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간판을 내렸다. 과다 경쟁과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부진에 따른 결과다. 이런 사정은 지난해 더 심화됐다. 빚에 허덕이는 자영업자의 상환 여력도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재단이 파악한 지난해 대위변제율은 이미 전년 갑절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의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를 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잔액 증가율은 1년전과 비교해 12.2%나 증가했다. 대출금 용도는 투자보다는 사업 연명을 위한 운영자금 비중이 높았다. 경기가 빠르게 얼어붙고 지역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까지 침체하면서 소비 위축, 자영업자 영업환경 악화로 이어진 때문이다.

지난해 재단을 통해 급하게 자금을 융통한 숙박음식업 운영자는 3714명(819억원)으로 전년 3296명(700억원)보다 418명(119억원) 늘었다. 도소매업에 풀린 자금도 879억원(3023건)으로 전년 780억원(2659건)에 비해 99억원 증가했다. 서비스업이 1824건·404억원(2018년 1703건·370억원) 등 의존도가 높았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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