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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민탑] 승진·영전 공무원 중 '퍼스트 펭귄'은 몇 명이 될까박훈석·편집상무겸 선임기자
박훈석 기자
입력 2020-01-14 (화) 18:19:05 | 승인 2020-01-14 (화) 18:23:52 | 최종수정 2020-01-14 (화) 18:21:21

'도민이 불행한 제주' 우려

매년 새해가 되면 제주도·농협 등 몇몇 기관에서는 '직원 수첩'을 발행한다. 직원 수첩에는 도민과 고객을 위해 각 기관의 목표와 해야 할 일은 담은 내용들이 실려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올해 발행한 직원노트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도 직원 노트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공무원들이 굳은 각오와 다짐으로 실천하겠다는 4개 항의 '공무원 헌장'이다. 4개 항은 △공익을 우선한 투명·공정 책임 구현 △창의성과 전문성에 바탕을 둔 업무 적극 수행 △민주행정 구현 △청렴 생활화로 요약된다.

제주도 공직사회가 '직원 수첩'에 제시된 공무원 헌장을 얼마다 실천할지는 미지수이지만 제주도민을 먹여살려야 할 책임은 막중하다. 원희룡 도정이 민선7기 방침으로 제시한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를 실현하려면 공무원의 의식과 역할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전략적 변수이기 때문이다. 

현재보다 더 잘사는 제주를 만들기 위한 공무원의 역할이 막중하지만 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특별자치도 출범후 중앙정부의 권한 이양으로 업무량이 늘었다며 공무원 숫자를 매년 늘리지만 성과는 기대이하다. 최근 발표된 2018년 제주지역 경제성장률만해도 건설·관광·농업 등 주력산업의 침체로 10년만에 마이너스(-1.7%)로 추락했다. 

그래서 민선7기 도정 출범후 실업자를 줄이려고 공무원을 더 뽑는 신규채용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기 힘들다. 공무원 증가로 실업자는 줄겠지만 늘어난 공무원의 급여부터 업무추진비까지 부양해야하는 도민들만 더욱 힘들어질 뿐이다. 공무원을 부양할 비용이 남아돌면 민간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  

오히려 공무원 수의 증가는 기업활동을 옥죄는 '규제 양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무총리실이 설문조사 방식으로 지난 2018년 주민들이 인식하는 규제개선 체감도(전반적인 기업환경 개선 정도)를 평가한 결과 2.28점으로 2014년 이후의 최근 5년 평가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공무원들의 규제는 환경분야에서 주민들의 사유재산마저 거리낌없이 침해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가 지방행정고시 출신의 젊은 부이사관을 환경국장에 발탁했지만 일방통행식으로 곶자왈보호지역·제주국립공원 정책을 강행, 사유재산을 정당한 보상책 없이 불모지로 만들고 있다. 

'공무원 헌장'에서 다짐한 청렴도 역시 부끄럽기는 마찬가지다. 국민권익위원회가 2019년 공공기관 청렴도를 조사한 결과 원희룡 도정은 2018년 3등급에서 최하위인 5등급으로 하락했다.
제주공직사회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임에도 오늘 단행될 올 상반기 정기인사에서는 예년처럼 수백명이 승진한다. 전임도정에서는 승진소요연한을 채워도 치열한 내부경쟁으로 쉽지 않았지만 민선7기 출범후 5급이상 간부공무원 42명이 추가로 승진할 수 있도록 행정조직을 늘린 결과 기한만 도래하면 직급·직위가 상향되면서 '승진잔치' 오명도 쓰고 있다.

공무원들이 승진잔치의 오명을 벗고 지역발전의 인재로 나서기 위해서는 도지사의 개혁의지가 충만해야 한다. 전임 지사처럼 무능한 공무원을 솎아내겠다고 발표하는 도지사의 메시지마저 실종되면 '철밥통' '복지부동'의 공직사회를 일 하는 조직으로 변혁시킬 수 없다. 

도지사 개혁 의지 충만해야

도지사의 개혁의지와 함께 공직사회 역시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적극 수행하는 '퍼스트 펭귄'이 돼야 한다. 도민들은 바다표범 등 천적들이 도사리는 바닷속에서 먹잇감을 구하려고 맨 먼저 뛰어들며 무리를 이끄는 '퍼스트 펭귄'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을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오늘 발표될 제주도와 2개 행정시의 승진·영전인사에서 승진잔치의 오명을 씻을만큼 도민을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퍼스트 펭귄'이 얼마나 배출될지 궁금하다. 

도민들의 기대와 달리 지난해처럼 기업인 등 주민 위에 군림하는 공직사회의 일 하는 방식이 올해도 이어질 경우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실현은 '말 잔치'로 끝날 수 밖에 없다.

박훈석 기자  hss97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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