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취재1팀 차장

'탄돌이'라는 말이 있다. 2004년 4·15총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역풍이 전국을 강타하면서 열린우리당 소속으로 국회에 진입한 '국회 정치초년병'들을 말한다.

제주도 지역 선거구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정권교체라는 역풍에도 배지를 꿋꿋이 지켜냈다.

2004년 4월 15일 실시된 제17대 선거는 제주시북제주군 갑과 을, 서귀포시남제주군 선거구로 바뀐 가운데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후보 등 열린우리당이 석권했다.

특별자치도가 된 이후인 2008년 4월 9일 치러진 제18대 선거에서도 통합민주당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다.

2012년 4월 11일 실시한 제19대 선거에서도 민주통합당으로 나선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의원이 당선되며 나란히 3선 고지에 올랐다.

2016년 4월 13일 치러진 제20대에는 강창일 의원이 사상 처음으로 연속 4선에 성공했다.

이어 이번 총선에서 강창일 의원이 불출마 선언으로 아름답게 마무리했다. 

최초의 투표를 동일한 선거에서 실행한 사람들은 공통점이 많은 '정치적 세대(political generations)'라고 한다.

유권자가 최초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한 선거의 쟁점·대립 축은 그 후의 정치적 가치관이나 투표행동을 크게 좌우하기 때문이다.

특히 큰 정치적 사건이 있었던 시대에는 명확한 정치적 세대가 형성된다.

더불어민주당은 19일 국회에서 '전국청년당 전진대회'를 열고 청년 '정치적 세대'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청년들에게 "저 같은 '꼰대'들을 딛고 여러분이 민주당의 공정, 혁신, 미래의 가치 갖고 선봉대가 돼 달라"며 기존 정치 기득권 세대를 뛰어넘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공정, 혁신, 미래의 가치는 제주에 없는 듯하다. 민주당이 최근 제주시갑 지역구를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하면서다.

아름답게 물러서는 정치도 아름답지만 아름답게 입장하는 정치도 아름다운 법이다.

그리고 부자연스러운 세대교체는 필연적으로 표심의 변화를 부른다. 김지석 취재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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