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렇게 얘기해 왔다.

 동북아의 중심이라는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는 가능성의 요소일 수도 있고 위험성의 요소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정치적·경제적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들이 어떻게 변화에 대처하는가 하는 점이다.

 20세기 동북아의 역사 속에서, 제주는 오히려 그 지정학적 위험성을 더욱 강하게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2차 대전 말기에 일본군이 대규모로 제주에 주둔해 제주는 일본 본토 수호를 위한 전쟁터가 되기 직전에 가까스로 그 위험에서 벗어났다. 제주 역사의 최대 비극이었던 4·3 역시도 제주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연관이 없다고 하기 힘들 것이다.

 21세기 탈냉전의 흐름 속에서 제주는 20세기의 역사적 질곡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 체제", 그 속에서 비로소 제주의 지정학적 위치는 빛을 발하게 되며 동북아 교류와 협력의 거점으로서 다양한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제주, 평화의 섬" 구상의 핵심이 바로 이것이다.

 불확실한 요소들도 많다. 관건은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 체제"다. 만약 한·중·일 동북아 3국이 상호존중, 공동번영의 정신을 버리고, 서로 패권주의적이고 팽창주의적인 태도로 나아가게 된다면 제주의 새로운 가능성은 사라지고 지정학적 중요성은 다시 위험성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어 만일 일단의 팽창주의적 움직임 속에서 제주의 군사적 중요성이 부각되게 된다면 제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는지 상상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이 타국의 팽창주의적 압박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든 아니든 간에 제주는 국제적 위험성 앞에 노출되고 말 것이다.

 나는 오늘 제주를 우리나라로 바꾸어 말하고 싶다.

 동북아의 중심이라는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가능성의 요소일 수도 있고 위험성의 요소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주변의 정치적·경제적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고 우리들이 어떻게 변화에 대처하는가 하는 점이다.

 20세기 동북아의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는 오히려 그 지정학적 위험성을 더욱 강하게 경험했다고 할 수 있다. 일제 식민지 경험도, 6·25의 비극적 경험, 남북분단의 현실도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연관이 없다고 하기는 힘들 것이다.

 21세기 탈냉전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20세기의 역사적 질곡을 벗어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 체제", 그 속에서 비로소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위치는 빛을 발하게 되며 동북아 교류와 협력의 거점으로서 다양한 기회를 맞게 될 것이다. 남북교류의 확대도 이를 위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불확실한 요소들도 많다. 관건은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동북아시아 체제"다. 만일에 한·중·일 동북아 3국이 상호존중, 공동번영의 정신을 버리고, 서로 패권주의적이고 팽창주의적인 태도로 나아가게 된다면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다시 위험성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주변국들은 우리의 분단 현실을 다시 자국의 이익을 위한 카드로 이용하려 할 것이다.

 "제주, 평화의 섬"은 지역적 이익만이 아니라 국가적 이익을 위한 것이며 동북아로 팽창하려는 "화순 해군기지 구상"은 지역적 이익만이 아니라 국가적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다. 올바른 장기방향은 "동북아 군축(軍縮)"이다.<고호성·제주대 교수·법학>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