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지난해 북촌어촌계 해녀굿 모습.

제주해녀문화 대표 가치 '해녀굿' 2·3월 34개 어촌계서 봉행
영등신·요왕신에 무사안녕 기원…민속문화·지역문화자산 평가 

바다로 둘러싸인 섬 제주에서 바다 밭 관리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제주해녀문화의 가치 중 하나로, 우리나라 해녀 중 제주 해녀의 대표성을 상징하는 해녀굿(잠수굿)이 2·3월 해안 마을을 돌며 치러진다.

해녀굿은 해녀 등 바다에 기대 삶을 영위하는 제주 도민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전통의례다. 다음 달 3일 남원읍 신례어촌계를 시작으로 3월 말까지 도내 34개 어촌계에서 해녀굿을 봉행한다.

음력 1월 초부터 3월 초까지 마을 어촌계 주관으로 펼쳐지는 해녀굿은 용왕맞이, 영등굿, 해신제, 수신제 등 다양한 명칭으로도 불리지만 공동체의 생명력을 지탱하는 근간이라는 설명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제주해녀문화와 더불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칠머리당 영등굿 역시 바람의 신인 영등신에게 액운을 쫓고 무병장수와 풍년 농사를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제주에서는 유독 '바다'와 연관 짓는다. 해녀 공동체를 중심으로 이어진 전통은 우리나라에서 제주에만 남아있다는 점에서 지역 문화 자산으로 높게 평가된다.

공동 작업과 믿음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 정신을 다지는 과정은 물론 지드림·씨드림 등 '자원순환'을 상징하는 제차 등 민속문화적 가치도 높다.

제주도는 고령화 등으로 해녀 수가 줄어들면서 잠수굿 전통을 이어가기 힘들어진 사정을 감안해 지난 2018년부터 제례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있다. 

아직 일정을 잡지 못한 서귀어촌계와 표선어촌계를 제외하고 대부분 어촌계에서 3월 31일(동복·김녕어촌계)까지 한해 살이를 위한 치성을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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